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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타고 떠나는 일본 돗토리 여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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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아카가와라 거리에선 커피 원두를 맷돌로 직접 갈아 보는 체험을 할 수 있다.

일본 주고쿠(中國) 지방의 북쪽, 눈비가 많이 내리는 돗토리(鳥取)현 일대를 일본인들은 산인(山陰)지방이라 부른다. 우리 동해와 접해 있는 돗토리현은 인구 57만 명으로 43개 현 중 가장 적다. 현에서 가장 큰 도시, 돗토리시 인구도 20만이 채 안 되는 한적한 곳이다. 도시생활에 지친 심신을 달래기엔 그만이다.

지난달 14일 오후 6시 강원 동해시 동해항 국제여객터미널에서 돗토리로 향하는 DBS크루즈에 몸을 실었다. 호화 여객선은 아니지만, 실내는 깔끔했다. 돗토리까지 가는 데는 15시간이 걸린다. 저녁과 아침 식사가 제공된다. 바다가 고요해 배는 크게 요동치지 않았다. 배는 다음 날 오전 9시 돗토리현 요나고(米子)시의 사카이미나토(境港)에 도착했다.

가이케온천, 미사사온천 등 유명한 온천관광지가 있어 첫날 배에서 쌓인 피로를 풀기엔 그만이었다. 돗토리 현청 공무원은 “한국인들에게도 널리 알려진 하코네·게로온천 못지않게 물이 좋다”고 자랑한다. 가이케온천은 칼슘과 미네랄 성분이 풍부해 피부 미용에 효과가 좋다고 한다. 바다를 끼고 있어 온천욕을 마친 뒤 아침저녁으로 해변을 거닐 수도 있다.

2 돗토리현의 관광명소 ‘돗토리사구’. 주고쿠 산지의 화강암이 바람에 으깨진 뒤 강을 따라 흘러와 쌓였다.

뒤이어 찾은 곳은 구라요시(蒼吉)시의 아카가와라(赤瓦) 거리. 아카가와라는 일본어로 ‘빨간 지붕’을 뜻한다. 빨간 지붕을 한 에도 시대(1603~1867)의 전통 가옥들이 잘 보존돼 있어 이런 이름이 붙었다. 일본 정부에서 보존지구로 지정할 정도로 상태가 양호하다. 이 마을의 특산품은 맷돌 커피. 로스팅한 원두를 직접 맷돌로 갈아 커피를 내리고, 시럽 대신 팥으로 단맛을 낸 오묘한 커피를 맛볼 수 있다.

돗토리현에서 가장 유명한 ‘돗토리 사구’를 찾았다. 근처 주고쿠 산지의 화강암이 풍화돼 생긴 모래가 강을 따라 10만 년에 걸쳐 쌓인 곳이다. 매년 180만 명이 찾는 명소다. 마치 사하라사막에 온 듯하다.

돗토리현에는 소소한 볼거리들도 많다. ‘요괴인간’으로 유명한 이곳 출신 만화가 미즈키 시게루(水木しげる)를 모티브로 만든 테마 거리 ‘미즈키시게루로드’. 전 세계 70여 가지의 배[梨]를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20세기 배 기념관’ 등의 관광지가 모두 차로 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돗토리현 옆엔 시마네(島根)현이 있다. 얼마 전 억지 영유권 주장을 하며 ‘독도의 날’ 행사를 벌인 마쓰에(松江)시에 현청이 있다. 1611년 건축 당시 모습이 그대로 남아있는 마쓰에 성을 비롯해 성 주변 해자를 도는 호리카와 유람선, 일본 최고의 정원으로 선정된 아다치미술관(足立美術館) 등이 있다.

▶ 아름여행사 1577-0419 / 지구투어 1566-3035

 한영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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