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괴의 야만적 도발 행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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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어제 하오 동해 해상에서 명태잡이를 하던 30여척의 우리 어선단에 북괴 함정이 집중 포격을 가해온 사건은 새삼스럽게 우리의 분노를 불러일으킨다. 게다가 북괴 함정들은 당초 전 어선을 납치하려고 무차별 포격을 자행하다가 급보에 접한 우리 해군의 출동으로 그 기도가 이루어지지 않자 복성호를 납치해 갔다하니 그 가증스러운 도발 행위에 우리는 다시 한번 격분하는 바다.
주지되어 있듯이 틈만 있으면 야만적인 살인 행위를 거듭하는 북괴는 최근에 이르러 부쩍 그 침략의 마각을 드러내고 있다. 우리의 기억도 새롭지만 지난 2일 새벽에 북한 괴뢰병들은 판문점 근처 비무장 지대 남방을 뚫고 들어와 순찰 중이던 미군에게 수류탄을 던져 미군6명과 한국군1명을 죽이고 도주한 일이 있었다.
이 사건은 53년 휴전 이후 가장 그 규모가 크고 악랄한 도전이었음으로 해서 비장한 관심을 집중시킨 것이기도 하였다. 그 때까지 북괴는 거의 끊일 사이 없이 휴전선 도처에서 산발적인 도전을 해왔던 것인데 이 침투 사건은 종래의 그것과 그 규모도 질을 달리하여 주목을 받았던 것이다.
그런데 22일에 이르러서는 고성수원단 남방에 위치한 북괴 해안 포대가 또 다시 우리 어선단 3백여척에 대하여 불법적으로 포격을 해 온 일이 있었다. 이 때도 또한 우리 해군이 출동하여 약 15분동안에 걸친 교전을 전개하여 평화어선단의 위급을 구한 것이었지만 아뭏든 이번에 또 다시 같은 형태의 도발 행위를 북괴가 감행해 왔다는 것은 실로 가증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한편 그렇듯 거듭되는 북괴에 의한 야만적 도발 행위의 정치적 동기는 두말할 것도 없이 내외에 걸쳐 궁지에 몰리게 된 자체의 허약과 고민에 뿌리박고 있다 하겠으나 그렇다 하더라도 명태잡이 같은 평화적 어민 생활에 심각한 위험을 주는 그러한 비인도적이고 반민족적인 침략적 도발 행위는 향후 철저히 억제되어야 하겠다. 마침 김 해군참모총장은 앞으로 그러한 북괴의 만행이 또다시 벌어지면 단호히 함으로써 분쇄하겠다는 결의를 밝히고 있어 우리는 그의 결의 실행에 우선 기대를 걸어보려 한다.
도발에는 언제나 단호한 응징만이 있을 뿐이며 그러한 적극적 자위 수단의 구사만이 도발을 원천적으로 봉쇄시킬 것이다. 한편 그렇듯 숨돌릴 사이도 없이 되풀이되는 북괴의 야만적 도발에 전국민은 분노의 표시와 함께 방공의 정신적 대비 내지 신념을 한층 두텁게 갖추는 것으로 대적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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