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개월만에 합의이혼한 이상아 심경고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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탤런트 이상아가 남편 전철과 협의 이혼했다. 이들은 지난 11월 말 부천지법 가정법원에 협의 이혼을 신청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혼 소식이 알려지자 이상아는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은 채 인터뷰를 거절하고 있고, 남편이었던 전철은 연락이 안 되고 있다. 드라마 촬영장에서 만난 이상아를 통해 이혼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들어보았다.

어린 나이에 데뷔해 10대 아이돌 스타로 인기를 얻었던 이상아(31)가 3년 동안 두 번의 결혼과 이혼을 반복했다. 이상아의 파경 소식은 가까이 지내는 동료 연기자들도 신문을 통해 알았을 만큼 놀라운 일이었다. 지난 여름 구체적인 이유와 함께 부부의 파경 소식이 불거졌을 때만 해도 이들은 극구 부인하는 모습이었다.

이미 별거에 들어갔다는 소문으로까지 번지자 부부는 아침 방송에 딸 다빈이와 함께 출연해 아기자기한 모습을 소개하며 소문을 수습하려 했다. 하지만 방송에 나온 셀프 비디오를 본 시청자들에겐 뚜렷한 직업 없이 컴퓨터 게임에 몰두하는 남편의 모습이 그리 좋게 보이진 않았다.

이혼 기사가 나간 후 두 사람은 모든 인터뷰에 응하지 않고 있다. 전철(32)은 휴대폰을 꺼놓은 채 연락두절 상태이고 이상아 역시 ‘지금은 아무 말도 하고 싶지 않다’는 입장만 되풀이 하고 있다. 출연하고 있는 아침드라마 녹화장에서 어렵게 인사를 건넨 이상아의 모습은 보기에도 안쓰러울 정도로 창백했다. 늘 밝은 성격의 그녀이지만 이번 일로 충격이 컸던지 말수도 줄고 웃음기 많던 얼굴에는 근심이 가득했다. 이상아는 “지금은 아무런 말도 할 수 없다. 나중에 정리가 되면 그때 한꺼번에 말하겠다. 같은 여자로서 이해해주었으면 좋겠다”며 정중히 인터뷰를 거절했다.

현재 출연하고 있는 아침드라마 ‘동서는 좋겠네’에서 이상아가 맡은 역은 푼수기 많은 동서. 드라마의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하는 그녀는 현실에서의 아픔을 이기려는 듯 녹화장에서 만큼은 활짝 웃는 얼굴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자신의 연기가 끝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말이 없다. 두번째 만남에서 이상아는 자신의 생각을 이렇게 정리했다.

“많은 사람들이 두 번의 이혼을 한 나에게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물론 모든 잘못의 책임은 나에게 있어요. 하지만 나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철부지가 아니에요. 결혼도 이혼도 충분히 생각하고 내린 결정이에요. 철없이 결혼하고 이혼한 것이 아니라는 얘깁니다.

아이까지 있는 부부가 헤어질 결심을 할 정도라면 분명 뭔가가 있다는 것 정도만 알아주었으면 해요. 아직은 정리가 되지 않은 상태고, 특히 일방적으로 내 입장을 얘기하는 것은 잘못된 것 아닌가요. 그쪽에서 먼저 이야기를 한다면 나도 이야기를 할 용의가 있지만 먼저 내 입장을 밝히고 싶지는 않아요.” 전철씨는 지난 여름부터 새롭게 시작한 ‘눈딸기빵’ 사업체에도 모습을 보이지 않는 상태다.

모든 책임 우리에게 있는 것 사실이지만 내 성격에 문제 있는 것처럼 보는 시선은 괴로워

지난 여름까지 서로의 관계에 대해 노력하려던 이들이 이혼을 결심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큰 것은 경제적인 이유다. 결혼 당시 홍콩과의 합작 영화인 ‘수병위인풍첩’의 제작자였던 전철은 많은 빚을 진 채 영화 사업에 실패했고, 지난 여름 어렵게 시작한 ‘눈딸기빵’ 사업도 생각만큼 좋은 성과를 얻지 못하자 경제적으로 많이 힘들게 되었다는 것.

이상아의 어머니는 모 방송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사위가 사업을 하면서 친정 쪽 친지들에게 많은 빚을 졌고, 막대한 손해를 본 친지들이 분노하면서 관계가 악화되었다. 상아는 자신이 저지른 일이라며 혼자서 책임지겠다고 하는데, 어떻게 일 처리를 이렇게 무책임하게 하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또, “그 사람과의 결혼은 처음부터 반대했고, 그동안의 이야기를 다 하자면 책 한 권은 족히 될 것”이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두 사람이 살던 경기도 김포의 아파트에서는 10월 정도에 이사를 한 것으로 밝혀져 이들이 이혼하기 전부터 별거했다는 사실을 뒷받침해준다. 두 사람이 헤어지는 결정을 하기까지 가장 많은 고민을 하게 만든 것은 딸 다빈이. 이제 돌을 넘긴 다빈이의 존재는 헤어지기보다는 어떻게든 살아야겠다는 판단을 내리게 했지만 현실의 벽을 넘진 못했다.

현재 이상아는 딸 다빈이와 함께 친정에 머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계속해서 자신이 딸을 맡게 될 것인지의 여부도 결정되지 않은 상태. 협의 이혼 직후 연락이 두절된 전남편 전철씨와 별다른 연락을 하고 있지 않아 말 그대로 이혼 이후의 상황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정해진 게 없다. 그녀는 “결혼도 심사숙고해서 결정한 것이지만 이혼 역시 결혼 못지않게 어렵게 내린 결정이다.

부부관계에 대한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는 중요하지 않다. 누가 뭐라 해도 이혼하고 나서 가장 힘든 것은 당사자들이다. 지금 가장 힘든 건 죄인 취급하듯, 성격에 무슨 이상이 있는 듯 쳐다보는 주변 사람들의 시선이다. 지금은 말할 수 없지만 1년이 되었건 2년이 되었건 언젠가는 꼭 내 입장을 밝힐 생각이다”라고 했다.

부부 간의 일은 부부 외에는 아무도 모른다. 특히 이혼을 결심하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 어느 한쪽의 말만 듣고 누가 옳고 그른 지 판단할 수 없다. 누구의 잘못이건 간에 가장 많이 힘든 건 두 사람이다. 원만한 해결점을 찾고 서로의 입장이 정리될 때까지 두 사람을 묵묵히 지켜봐주는 것이 최선의 도움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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