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미국 공립교환학생 프로그램 참가한 공해미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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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로벌시대다. 학부모들은 세계화에 발맞춰 자녀가 세계적으로 인정받으며 훌륭한 교육을 받고 여러 나라의 문화를 경험할 수 있도록 유학을 보낸다. 단순 어학연수부터 교환학생, 이민까지 방법도 여러가지이고 필리핀, 캐나다, 미국 등 나라도 다양하다. 이 가운데 미국 공립교환학생 프로그램은 역사와 전통은 물론, 안전하고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이 드는 세계 청소년 문화교류 유학제도다. 현재 미국 사립학교에 재학 중인 공해미(18)양도 2년 전 공립교환학생 프로그램을 통해 더 넓은 세상을 경험하며 꿈을 키웠다.

-미국 공립교환학생 프로그램을 간단히 소개하면.

“지난 30여 년 동안 세계에서 6만명이 체험한 미국의 공식 유학제도예요. 미국 내 모든 주의 공립학교들이 참여하고 미국 국무부가 주관하고 있어요. 현지에서 선발된 공신력있는 비영리 민간 재단에 의해 학교와 홈스테이가 배정되죠. 유학생들은 미국 학생들과 똑같은 조건으로 6개월이나 1년 동안 학교를 다녀요. 학교생활은 물론, 홈스테이 가정에서 생활하며 문화체험을 하기 때문에 청소년들에겐 진정한 문화교류의 장이라고 할 수 있죠.”
 
-사립교환 프로그램 등 다른 유학에 비해 공립교환 프로그램만의 장점은.

 “가장 좋은 점은 학비와 숙식비에 대한 부담 없이 안전한 환경에서 효율적으로 공부할 수 있다는 점이에요. 사립학교에 진학하면 비용 부담이 크잖아요. 이 프로그램에 참가하면 학비와 홈스테이 비용이 면제돼요. 따라서 비용이 일반 사립유학의 1/3 정도밖에 안 들어요. 더불어 미국 정부의 체계적이고 안전한 관리 시스템의 혜택도 받을 수 있죠. 또 중소도시 지역중심으로 학교가 배정돼 한국인이 적은 곳에서 생활하며 진정으로 미국사회, 가정에 섞일 수 있어요.”

-교환 학생을 준비하면서 어려움은 없었나.

 “처음엔 막상 원서를 쓸려고 하니까 막막 하더라고요. 그러나 곧 제가 어떤 사람이라는걸 잘 어필하려 했어요. 그 방법 중 하나로 저만의 미니앨범을 만들어서 가족과 친구들, 한국학교, 체육대회 사진 등 여러 재미있는 사진들을 신청서에 첨부했어요. 또 제가 어떤 사람이고 뭘 좋아하고 어떤 음식을 잘 먹는지, 엉뚱한 버릇은 뭔지 그런 것들을 최대한 재미있게 적었어요.”

-1년 동안 생활한 학교는 어떤 곳이었나.

 “전 2011년 한국에서 고등학교 1학년 1학기를 마치고 미국으로 출국했어요. 오클라호마 주에 있는 베델 고등학교(Bethel High School)로 갔죠. 독일, 스페인, 브라질, 일본, 중국, 이탈리아, 대만, 태국 등 정말 다양한 나라에서 온 교환학생들이 많았죠. 각기 다른 나라 학생들이 한 반에서 같이 영어를 쓰면서 이야기를 나누니 정말 신기한 기분이 들었어요.

 3개월에 한 번씩 학생들이 모여 오리엔테이션을 했는데, 매 회 다른 주제로 자유롭게 교류를 하는 자리였죠. 한 번은 문화체험의 날이 열렸는데 각자 고국의 음식을 해 오기로 했어요. 제가 만든 참치 비빔밥이 인기가 정말 좋아서 기분도 좋고 자랑스러웠어요. 또 친구들에게 한글이나 한국 노래, 드라마 등을 가르쳐주며 더 가까워지기도 했고요. 전 학교에서 합창단 활동도 했는데 2개월 동안 밤낮으로 연습한 뮤지컬은 잊을 수가 없어요.”
 
-한국에서의 영어공부와 공립교환 프로그램의 차이는.

 “아무래도 한국에서는 문법, 독해 위주로 공부하니까 현지 미국영어를 알기에는 어려움이 있는 것 같아요. 저도 한국에서 영어공부를 나름 잘 했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미국에 처음 와서 학교를 다녀보니까 많은 어려움이 있었어요. 의사소통부터 시작해서 교과서, 수업까지 모든 게 다 영어니까 처음엔 미국친구들보다 3배는 더 느리고 말을 더듬었죠. 그런데 친구들이랑 놀면서 어울리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영어실력이 확연히 달라지더라고요. 어느 순간 학교에서 익숙하게 수업들으면서 영어로 필기하고 친구들과 한국말처럼 영어를 쓰는 저를 발견하곤 무척 신기했어요.”
 
-홈스테이 가족들과의 생활은 어땠는가.

 “미국 오기전부터 이메일을 주고받으며 서로의 취미들도 잘 알아 놨어요. 처음 제 방에 들어왔는데 제가 좋아하는 색깔로 방을 꾸몄더라고요. 감동받았어요. 특히 홈스테이 가족들과 취미생활이 비슷해서 주말마다 영화 DVD를 빌려와 함께 보고 여행을 하며 많은 것들을 배우고 경험했어요.”
 
-성적이 매우 좋았고 자기 관리도 잘해 소위 말하는 ‘엄친딸’이었다는데, 성적 관리 비결은.

 “유학 초기엔 점수가 썩 좋지 않았어요. 특히 미국 역사, 과학, 영어 과목에 적응하기 힘들었어요. 한국말로도 어려운 단어들과 내용을 모두 영어로 공부했으니까요. 마음을 굳게 먹고 한 단어 한 단어씩 모르는 것들을 찾아가며 차근차근 공부하다 보니 숙제를 할 때나 시험공부를 할 때 거의 밤을 샜어요. 결국 처음 60점을 받았던 과학을 100점으로 올릴 수 있게 됐죠.

 저의 공부법은 일단 수업시간에 노트필기한 것들이나 교과서를 한번 쭉 읽고 모르는 단어나 내용들을 한국어로 다 찾아요. 그리고 노트필기를 한 곳 옆에 한국어로 작게 설명을 적어 놓고 영어로 노트정리를 한 번 더 해요. 그리고 읽는 걸 반복하면서 외우면 이해가 쉬워요.”
 
-공립교환학생을 마치고 현재 사립학교의 유학생이 된 계기는.

 “미국에서의 생활 덕분에 영어가 확실히 늘었어요. 또 생각이 넓어지고 보니 미국에서 더 공부하고싶은 생각이 들었어요. 현재 펜실베니아주 콘웰 이건 하이스쿨(Conwell Egan High School) 11학년에 재학 중인데 내년에 12학년이 되면 본격적인 대학 진학 준비와 진로를 위한 진지한 고민을 해 볼 생각이에요.”

미국 공립교환학생 프로그램 설명회

 초·중·고 학생의 미국 조기유학 알선 전문업체인 사람과 교육이 미국 국무부에서 주관하는 9월 학기 공립교환학생 프로그램 참가자를 선발한다.

 참가자는 미국 공립학교에서 1년간 공부하며, 학비와 홈스테이 비용은 무료다. 영어실력 향상과 함께 미국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기회다. 유학 후 한국 학교로 돌아오면 상위 학년에 들어갈 수 있다.

 선발 대상은 만 15~18세 학생 중 내신성적 중위권, 슬렙(SLEP) 테스트 50점 이상 득점자다. 참가 신청은 이달 말까지 선착순으로 받는다. 사람과교육은 매주 본사에서 관련 설명회를 열고 슬렙 테스트를 실시한다.

▶ 문의=1599-6337, www.jedunet.com

<글=심영주 기자 yjshim@joongang.co.kr, 사진="사람과교육" 제공, 그래픽="이말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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