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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클랜드 99.8% “영국 영토로 남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영국과 아르헨티나가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포클랜드의 주민들이 압도적인 지지율로 포클랜드가 영국령으로 남기를 택했다.

 로이터통신 등은 11일(현지시간) 이틀에 걸쳐 진행된 주민투표에서 포클랜드가 영국 영토 지위를 유지하기 바라느냐는 질문에 99.8%가 찬성을 택했다고 보도했다. 반대는 단 3표였다. 이번 투표의 유권자는 1649명으로 투표율은 92%로 집계됐다.

 아르헨티나는 1816년 스페인에서 독립한 이후부터, 영국은 1830년대 자국민을 이주시킨 뒤부터 포클랜드에 대한 권리를 주장해왔다. 결국 양국은 이를 두고 1982년 74일 동안 전쟁을 벌였다. 승리는 영국에 돌아갔지만, 이후에도 신경전은 계속되고 있다.

 사실 이번 주민투표 결과는 일찌감치 예상됐었다. 포클랜드 주민 상당수는 유럽계이고, 영국에서 건너와 9세대에 걸쳐 거주하는 주민들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그 때문에 영국민으로서의 자부심이 강하다고 AP통신은 설명했다. 게다가 최근 영국계 회사들이 원유와 천연자원이 풍부하게 매장돼 있는 포클랜드 연안에서 대대적인 개발사업에 착수해 때 없는 호황을 누리고 있는 터라 주민들이 더욱 영국과의 끈을 놓기 싫어한다는 것이 로이터의 설명이다.

 이번 투표가 국제사회를 향한 호소라는 분석도 있다.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중남미 ‘좌파 연합’을 우군으로 이용하는 반면 미국 등 영국의 동맹국들은 중립적 태도를 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포클랜드 의회는 “다른 국가들도 이제 주민들의 목소리를 똑똑히 들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이번 투표를 “법적 효력이 없는 술책”이라고 폄하했다.

유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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