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디스크 환자 치료율 95%…미국서도 추나요법 주목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 박병모 병원장이 뼈와 근육을 제자리로 되돌리는 추나수기요법을 시행하고 있다. [사진 자생한방병원]

#빗길에 미끄러지면서 허리를 다친 최보영(57·여·서울 송파구)씨. 의사는 허리디스크(요추부 추간판 탈출증)로 진단하며 수술을 권했다. 그러나 최씨는 수술이 망설여졌다. 후유증이 염려되고 체력적으로도 부담을 느껴서다. 의사는 그녀의 척추 뼈 마디에서 완충 역할을 하는 디스크가 딱딱하게 굳고, 척추 주변의 근육·인대가 약해졌다는 말을 덧붙였다.

척추수술을 해야 할까, 말아야 할까. 최근 척추수술을 지나치게 많이 한다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판정 이후 이런 고민을 하는 환자가 부쩍 늘었다. 국내 척추수술 건수는 2006년 8만6963건에서 2011년 15만3661건으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심평원은 2011년 시행한 척추수술 15만여 건을 분석한 결과, 약 15%가 과잉수술이라며 진료비 292억원을 삭감했다.

척추수술 필요한 경우는 5%에 불과

건강한 척추는 뼈와 디스크, 근육·인대가 시계부품처럼 맞물려 힘의 균형을 이루면서 서로를 지탱한다. 그러나 좋지 않은 생활습관과 자세, 또는 퇴행으로 척추 뼈와 주변 근육·인대가 약해지면 작은 충격에도 통증이 발생하고 손상을 입는다. 디스크가 압박을 받아 눌리면서 주변 신경을 누르고 통증을 일으킨다.

전문가들은 이런 척추질환에서 수술이 필요한 경우는 전체의 5%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정형외과 교과서에는 척추수술이 필요한 환자가 2~3% 수준이라고 쓰여 있다. 자생한방병원 박병모 병원장은 “수술이 꼭 필요한 환자는 신경마비로 인해 대소변을 가리지 못하거나 디스크의 신경 압박으로 하지에 마비 증상이 오는 경우”라고 말했다. 6개월 이상 보전 치료를 받아본 후 수술을 결정해도 늦지 않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비수술 치료가 한의학의 추나요법이다. 추나는 한자어로 ‘밀고 당긴다’는 뜻이다. 인체의 비뚤어진 뼈와 관절·근육을 밀고 당겨 제자리로 되돌린다. 박 원장은 “진통제나 스테로이드 주사를 통해 통증을 줄이는 건 척추질환의 근본 원인을 치료할 수 없다”며 “약해진 척추와 주변 조직을 튼튼히 해야 재발 확률이 낮아진다”고 말했다.

척추 뼈와 근육·신경 강화해야 재발 방지

추나요법은 약해진 뼈와 신경을 재생시켜 재발을 방지하는 것이 목적이다. 추나요법은 추나약물과 뒤틀어진 척추를 바로잡는 추나수기요법을 포함한다. 환자 상태에 따라 벌 독을 활용하는 봉침과 치료 효과를 높이는 약침 처방이 함께 병용된다.

추나약물은 척추 주변 신경의 염증을 가라앉히고, 약해진 근육과 인대를 강화하는 한약이다. 척추질환자의 통증은 척추신경 주변의 염증에서 비롯된다. 이 염증과 부기를 가라앉힌 다음 추나수기요법을 받아야 통증이 준다. 추나수기요법은 한의사가 손과 신체를 활용해 틀어진 뼈와 근육을 정상 위치로 되돌리는 치료다. 박 원장은 “인체 근육과 뼈·관절이 비정상적으로 틀어지면 그 뼈를 둘러 싼 신경과 근막 등 주변 조직을 자극한다”며 “뼈를 지지하는 근육·인대가 오랫동안 긴장하고 뭉치면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못해 통증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추나요법에서 활용하는 약침은 한약이나 한약재를 정제해 만든 약침액을 몸의 혈에 주입하는 요법이다. 약물과 침 효과를 동시에 얻을 수 있다. 척추질환으로 뭉치고 굳은 근육을 풀어줘 통증을 억제한다. 척추 주변의 인대와 근육을 강화하는 효과도 있다. 봉침은 약침요법의 일종으로 벌이 가지고 있는 독을 추출해 인체에 무해한 성분으로 정제한 후 쓰인다. 박병모 원장은 “자연 상태의 독을 활용해 통증과 염증을 완화시키며 인체의 면역 기능을 높인다”고 말했다.

수술 부작용 줄이는 대체요법 연구 활발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수술 때문에 발생하는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대체의학 분야 연구가 활발하다. 한의학의 침술과 한약에 대한 연구도 확대되고 있다. 최근 디스크 치료에서 한의학의 치료 효과를 입증하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자생한방병원은 최근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 재활의학과 연구팀과 함께 허리디스크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 128명을 대상으로 추나약물과 추나수기요법, 약침과 봉침을 포함한 비수술 치료를 실시했다. 그 결과, 환자의 95%가 통증이 줄고 디스크가 완치된 것으로 나타났다. 추나요법의 항염증과 신경재생, 연골 보호 효과가 입증된 것이다. 이 연구는 국제적으로 저명한 SCI급 학술지인 ‘컴플리멘터리 테라피스 인 메디슨’에 발표됐다. 추나 약물의 신경세포 재생 효과와 항염증을 규명하는 연구 결과들은 국제학술지에 잇따라 게재되고 있다.

이민영 기자
도움말 자생한방병원

환자 경제적 부담 줄여주는 ‘스마트케어 프로그램’

자생한방병원에서는 척추질환으로 고통 받는 환자의 치료비 부담을 최대 50%까지 낮추는 ‘스마트케어 프로그램’을 이달 17일까지 진행한다. 척추디스크 질환에 효과가 있는 한약 처방을 기본으로 봉침과 약침을 병행해 치료한다. 질환에 따라 추나수기요법과 한방물리치료를 선택할 수 있다. 치료 효과를 높이기 위해 환자 상태에 따라 1~3개월까지 치료 프로그램을 세분화했다. 비수술 치료인 추나요법으로 간단한 통증뿐 아니라 심각한 퇴행성 척추질환도 치료받을 수 있다. 1577-0007

[인기기사]

·“오빤 카바스타일~” 중국 카바수술 첫 환자 8개월 후 보니… [2013/03/11] 
·의료계 대규모 자격정지 잇따르나… [2013/03/11] 
·의사는 역시 고소득자? ‘연봉 높은 직업 순위' 상위권 기록했는데… [2013/03/11] 
·박근혜 ·진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고발 [2013/03/11] 
·동아제약, 염색약 '비겐크림폼' 체험 이벤트 실시 [2013/03/11] 

이민영 기자 tia@joongang.co.kr <저작권자 ⓒ 중앙일보헬스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위 기사는 중앙일보헬스미디어의 제휴기사로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중앙일보헬스미디어에 있습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