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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회창 한나라당 연두회견문 전문]

중앙일보

입력

"국가혁신으로 희망의 나라를 만들겠습니다."

▶이대로는 안된다.변해야 산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그리고 내외신 기자 여러분.

새 각오,새 희망의 2002년입니다.
국민 여러분 모두 건강하시고 행복한 한해가 되시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올 한 해는 국가적으로 중요한 일들이 많습니다.
귀한 손님을 초대한 주인의 마음으로,우리는 월드컵과 부산 아시안게임을 안전하고 성공적으로 치러야 합니다.

또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에서는 이 나라의 장래를 좌우할 중요한 선택을 해야 합니다.
게센 도전도 있습니다.

21세기의 강대국으로 무섭게 성장하고 있는 중국,경제위기를 맞아 과거의 영광을 잃고 무너져 내리는 아르헨티나,이 두 나라를 보면서 우리는 우리 자신에게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지금 우리는 잘 하고 있는가?

과연 희망찬 미래,자랑스러운 나라를 만들어가고 있는가?
열심히 일하면 잘 살 수 있을까,우리 아이들을 제대로 교육시킬 수 있을까,소중한 가정의 웃음과 행복을 되찾을 수 있을까...
이런 걱정 때문에 지금 우리는 불안합니다.자신감을 잃고 있습니다.

"이대로는 안된다,변해야 산다"는 국민의 생생한 목소리를 저는 듣고 있습니다.
그렇습니다.우리 모두는 안정과 행복을 원합니다.그러나 지금 이대로는 안정도,행복도 누릴 수 없습니다.
변해야 합니다.병든 이 나라를 혁신해야 합니다.

▶국민 우선의 리더십으로 혁신에 앞장설 것입니다.
국민 여러분!

법과 원칙이 살아 숨쉬는 나라,부정부패가 없는 깨끗한 나라,열심히 살면 5년후,10년후의 앞날의 보장되는 희망의 나라,우리가 소원하는 힘있고 반듯한 나라,활기찬 경제를 만들기 위해서는,리더십부터 바꿔야 합니다.
국민을 하나로 통합하고 화해시킬 수 있는 강력하고 신뢰할 수 있는 리더십이 필요합니다.

강력한 리더십으로 흔들리지 않는 반석 위에 우리 경제를 다시 올려놓아야 합니다.
국민에게 안정된 일자리와 따뜻한 복지를 제공하고 무너진 교육과 국민건강을 일으켜 세워야 합니다.
신뢰할 수 있는 리더십으로 법과 원칙의 바탕 위에 새 질서를 만들어야 합니다.

깨끗하고 용기 있는 지도력으로 부정부패에 맞서 싸워야 합니다.
우리 한나라당과 제가 국민 우선의 정신으로 국정혁신에 앞장설 것입니다.

▶경제살리기가 지상과제입니다.
국민 여러분!

지난 가을 봉천동 나눔의 집에서 만났던 어느 할머니는 손녀 치료비를 대기가 너무 힘들다고 저에게 눈물로 하소연을 했습니다.
엊그제 동네 도서관에서 만난 취업준비를 한다는 한 청년은 일자리 구하기에 지치고 풀이 죽은 모습이었습니다.

일자리 때문에 젊은이들이 거리를 방황하고,이 사회를,정부를 원망하고 있습니다.청년실업은 청년만의 문제가 아니고 가족,친지 모두의 고통입니다.
"낙망은 청년의 죽음이요,청년이 죽으면 나라가 죽는다"라고 하신 도산 안창호선생의 말씀이 제 가슴을 울립니다.

이 할머니와 젊은이를 위해 경제살리기야 말로 우리의 지상과제가 되어야 합니다.
IMF위기는 끝났다고 하는데 서민들은 4년전보다 살기가 더 어려워졌습니다.

사교육비,전월세,의료비가 가뜩이나 어려운 서민생활을 더 위협하고 있습니다.
빈부격차가 너무 심각하지 않습니까? 중산층이 무너지고 있지 않습니까?

수도권과 지방의 격차는 갈수록 벌어지고,농업의 완전개방을 앞두고 농심은 황폐해지고 있습니다.
이렇게 고통에 허덕이는 국민을 위하여 우리 당은 세제를 개혁하고 나라살림을 혁신해서 빈부격차를 줄이고 따뜻한 복지를 확립하는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도움의 손길을 애타게 기다리는 국민에게 실질적인 혜택이 들어가도록 복지행정과 인프라를 반드시 혁신할 것입니다.

발상을 전환해서 지방경제를 살리겠습니다.일회용 선심사업이 아니라 근본적인 지방경제 재건계획을 마련할 것입니다.

▶새로운 성장의 엔진을 찾아야 합니다.
국민 여러분!
우리 당과 저는 긴 안목으로 매년 6%이상 성장할 수 있는 국가경쟁력을 기르겠다는 확고한 목표 아래 미래를 준비해 나갈 것입니다.
성장잠재력을 강화해서 일자리를 많이 마련하는 데 경제정책의 최우선 순위를 부여할 것입니다.

새로운 성장의 엔진을 찾아나설 것입니다.
과학기술의 혁신과 인재양성에 사활을 걸겠습니다.

여성과 청년을 21세기 성장의 주역으로 만드는 정책을 펼 것입니다.직업훈련과 평생교육을 대폭 강화해서 여성과 청년이 일자리를 찾는 데 실질적 도움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기업이 투자의욕을 불태우고 경쟁력 강화에 전념할 수 있도록,규제와 부패를 업애고 자유롭고 공정한 시장경제를 만들 것입니다.

150조원의 공적자금을 낭비한 직무유기와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반드시 엄중한 책임을 물을 것입니다.
의료제도 전반에 걸쳐 산적한 문제점을 깊이 검토해서 국민의 이해를 구하고 하나씩 문제를 해결해 갈 것입니다.

주식시장의 부정부패와 불공정거래를 뿌리뽑아 안심하여 투자하고 건강하게 발전하는 주식시장을 만들 것입니다.
김대통령도 말씀하셨지만,정권은 임기가 있어도 경제는 임기가 없습니다.

그렇습니다.경제문제 만큼은 여야가 경쟁을 멈추고 국민이 사는 길을 찾아나서야 힙니다.
저는 흔쾌히 협력할 것입니다.

정치인들은 정치를 줄이고 경제를 도와 국민 걱정을 덜어야 합니다.
선거의 조기 과열과 타락한 돈선거 때문에 우리 경제가 멍들지 않도록 정치논리로부터 우리 경제를 지키는 데 우리 당과 저부터 앞장설 것입니다.

▶원칙 있는 대북정책이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보장합니다.
국민 여러분!

우리 당과 저는 원칙 있는 대북정책을 추진할 것입니다.
그 동안 이 정권은 원칙도 없이 북한의 비위만 맞추는 저자세 햇볕정책을 써왔지만,지금 남북관계는 후퇴하고 국론분은 심각합니다.

대통령께서는 "주한미군 철수,연방제 통일,국가보안법 철폐 문제는 북한이 양보했다"고 분명히 말했습니다.그러나 지금 북한은 바로 이것을 더 강하게 요구하고 있으니 도대체 어찌된 일입니까?
우리 당과 저는 북한에 대한 대와와 협력의 문을 활짝 열어두되 반드시 원칙을 지킬 것입니다.

전략적 상호주의,국민적 합의와 투명성,그리고 검증이라는 세가지 원칙을 지킬 것입니다.

일시적인 어려움이 있더라도 원칙을 지키는 이 길만이 우리 내부의 갈등을 치유하고 북한의 긍정적 변화를 유도하는 길이며,남북관계의 실질적 개선과 한반도의 진정한 평화를 달성하는 지름길이라고 저는 굳게 믿고 있습니다.
원칙을 지킴으로써 북한으로 하여금 진지한 자세로 남북대화에 임하게 하고,이산가족 상봉을 비롯한 그 동안의 약속을 지키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9.11 미국 테러사태이후 국제정세가 급변하고 있습니다.반테러전쟁은 올해도 계속될 것입니다.
테러근절을 위한 국제연대는 세계질설의 재편을 의미합니다.

우리는 정신을 바짝 차리고 대내외 환경변화에 대처해야 합니다.
인간의 존엄성을 부인하는 테러는 그 어떤 이유로도 용납될 수 없습니다.

과거 수많은 테러의 피해자였던 우리는 자유를 사랑하는 모든 세계인과 함께 테러근절을 위한 국제적 노력에 적극 동참해야 합니다.
북한이 테러와 분명히 손을 끊고 대량파괴무기 문제의 해결에 협조하도록 설득해야 합니다.

▶법과 원칙이 바로 서야 희망이 있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지금 권력형 비리와 부정부패가 국민의 분노와 절망을 넘어 나라의 존망을 위태롭게 하고 있습니다.
엊그제 김대통령께서는 "작년말부터 시작된 일부 벤처기업들의 비리 사건"이라고 말하고 ‘특별수사검찰청’을 신설하겠다고 했습니다.
저는 솔직히 실망했습니다.

정권을 걸고서라도 강력한 부패척결의 의지를 보여줘야 할 이 때,끝없이 터지는 권력비리와 부패사건을 겨우 일부 벤처기업의 비리 정도록 보는 현실인식에 실망했습니다.
사과 한마디로,검찰총수의 퇴진으로,국민의 신뢰를 잃어버린 검찰의 특별수사검찰청으로,부패가 사라지지 않습니다.

청와대,국정원,검찰 등 말 그대로 성역 없이 부패혐의자를 철저히 조사해서 엄단해야 합니다.
검찰이 정치적 중립을 달성하고 국민의 신뢰와 사랑을 회복하지 않는 한 권력부패에 대해서는 특검제를 도입하는 길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진정한 법의 지배를 확립해야만 부정부패와 비리를 척결할 수 있습니다

권력이 부패한 것은 권력이 법과 원칙을 지키지 않고 국가기관을 사유화해서 법 위에 군림하려 했기 때문입니다.
제 자신,이나라의 대법관,감사원장,중앙선거관리위원장을 지낸 사람으로서,법의 지배를 확립해서 부정부패의 뿌리를 뽑겠습니다.

▶국민적 열망은 정치혁신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정치혁신에 대한 국민적 열망이 그 어느 때보다 뜨겁습니다.
정치가 이대로 가면 깨끗한 정치,생산적인 국가경영,믿을 수 있는 리더십입니다.

국민은 부정부패,지역정치,가신정치,보복정치,인기영합정치의 종식을 원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누가 집권하더라도 대통령은 3권분립이라는 견제와 균형의 원리속에서 국민의 대의원기구인 국회를 상대로 큰 정치를 해야 하며,국가경영의 민주적 운영을 도모해야 할 것입니다.
대통령이 집권여당 위에 군림하고 이를 통해서 국회까지 지배하기 때문에 대통령 지위를 남용하는 일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런 차원에서 대통령과 총재직의 분리는 물론이고,국회가 본연의 위상을 재정립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금년에는 양대 선거를 깨끗하고 공정하게 치르는 것이 정치권 모두가 실천해야 할 혁신과제 입니다.

우리 한나라당부터 깨끗하고 공정한 선거의 모범을 보일 것입니다.
제 자신 역사적 사명의식을 가지고 깨끗하고 공정한 경선을 치르는 일부터 앞장설 것입니다.

공정한 경선을 위해 경선시기와 절차가 결정된 뒤 적절한 시기에 총재권한대행 체계를 가동하겠습니다.
우리 당은 깨끗하고 공정한 경선을 통해 누구든지 경선결과에 승복하고 단합해서 우리 당을 사랑해주시는 국민 여러분의 성원에 반드시 보답할 것입니다.
우리 당의 [국가혁신위원회]와 [선택2002준비위원회]에서는 당 안팎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서 정치혁신과 공정한 선거를 위한 심도 있는 검코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저는 그 결과를 전적으로 존중할 것입니다.

▶정권교체로 반듯한 나라를 만들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조국을 위해 분노하지 않는 자는 조국을 사랑하지 않는 자"라고 어느 시인은 말했습니다.
우리는 이 정권의 실정에 국민과 함께 분노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기필코 정권교체를 이루어낼 것입니다.
우리가 정권교체를 갈구하는 것은 우리 당이 집권해서 사사로이 권력을 누리겠다는 것이 결코 아닙니다.

우리 당은 비록 부족한 점도 많지만,신중하고 책임있는 공당입니다.
우리 당은 도탄에 빠진 민생과 경제를 살리고 교육을 바로 세우고 부정부패로부터 이 나라를 구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무능하고 부패한 국정을 혁신하고,반듯한 나라,정상적인 나라를 만들고 활기찬 경제를 일으켜,이 조국을 희망의 나라로 만들고자 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우리의 꿈입니다.

우리는 반드시 해내겠습니다.
국민 여러분의 큰 사랑과 격려를 부탁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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