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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밀한 연출에 특징은 앙상블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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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오페라」의 형용만을 보아오다가 직접 본고장인 「도이치·오페라」의 정수를 국내에서 볼 수 있었다는 것은 여간 다행한일이 아니었다. <13∼15일 시민회관>
▲「앙상블」=이 「오페라」단의 특징은 단연 「앙상블」이라고 해야할 것이다. 무대와 장치와 의상과 연기와 음악이 치밀하게 계산된 연출로 한 덩어리가 되어 조화를 이루고 있는 것은 물론 특히 연기에 있어서는 음악이 없이도 의미의 설명이 가능하리만큼 움직임의 암시가 선명했다.
내용에 따라서 희극적인 요소가 다분히 가미되는데 이를 웅변으로 설명해준 가수는 「피가로」 역의 「겔트·펠트호프」와 「스잔나」 역의 「에리카·쾨트」였다.
▲「무대장치」=전위적인 연극이 벌어질 것 같은 상술적인 무대장치에서 우리는 새로운 「효과」를 발견할 수 있었다. 그 하나는 무대의 폭을 좁혔다는 것과 후면의 바닥을 높였다는 점, 둘째는 투명한 「아크릴」판의 조립으로 장치한 것 등인데 폭을 좁힌 것은 필요 없는 공간을 메운 것이 되겠고 후면의 바닥을 높인 것은 아래층의 관객을 위해서 입지조건을 활용한 이점이 있다.
다음으로 「아크릴」판의 장치인데 이것은 여러모로 이점이 많다. 우선 삼면을 막은 「아크릴」판은 음향의 난사를 통제하고 반사시킨다는 점, 또 투명한판에다 시원하게 내리 뻗은 선의 무늬는 오직 흑색과 금색만을 썼는데 여러 가지 색조의 채색으로 흡수되기 쉬운 시선의 낭비를 막고 인물중심으로 「액선트」를 배려한 의도가 살아있다. 또 천장은 판을 달아매어 진한 색을 썼는데 색을 사용한 유일한 부분이다. 이것은 허술해지기 쉬운 부분을 색감으로 조화하려고 꾀한 것일까. 어쨌든 「도이치·오페라」단이 남기고 간 것을 우리는 배우고 알아야 하겠다. <남상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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