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 초기 아이폰, 아이패드만큼 컸다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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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발 초기 단계의 아이폰 프로토타입이 공개됐다.

11일(현지시각) IT전문매체 아즈테크니카는 전 애플 직원이 유출한 아이폰 프로토타입을 공개했다. 프로토타입을 유출한 직원은 2000년대 초 애플 하드웨어 사업부에서 근무했던 것으로 알려졌으며 애플 측을 우려해 이름을 밝히지는 않았다.

공개된 아이폰 프로토타입은 2005년 초 제작된 것이다. 화면은 5 X 7 인치, 두께 2인치로 현존하는 아이폰보다는 휠씬 크다. 터치스크린에서 애플 운영체제의 구동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서 만든 시험판의 성격으로 제작된 기기다.

초기 프로토타입에는 USB·이더넷·직렬 포트 등이 탑재돼 있다. 모바일 기기라기보다는 PC에 더 가까워 보인다. 제보자는 “애플이 최종 제품을 이런 형태로 만들려고 의도하지는 않았다”며 “개발 작업을 쉽게 진행하기 위해 이더넷·직렬 포트 등이 포함된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초기에는 아무도 (최종 제품이) 무엇이 될지 알지 못했다”며 애플의 개발 과정이 끊임없이 변화하는 과정을 강조했다. 또 “지금은 커 보이지만, 당시 (맥) OS X가 (이런 하드웨어에서) 구동되는 것은 정말 인상적이었다”고 덧붙였다.

스티브 잡스 전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2010년 올 싱스 디지털 컨퍼런스에서 “휴대전화보다 태블릿이 먼저 설계됐다”고 밝힌 적이 있다. 잡스는 “당시 나는 손가락으로 유리 위에 입력할 수 있는 멀티터치 디스플레이를 만드는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었다. 나는 우리 팀에게 멀티터치 디스플레이 장치를 만들 수 있겠느냐고 물었고, 6개월 후 그들은 디스플레이 프로토타입을 만들어 가져왔다”고 말했다. 애플인사이더 등 외신들은 이번에 공개된 프로토타입 모델이 이때 개발된 제품 중 하나일 것이라는 추측을 내놓기도 했다.

아즈테크니카는 애플이 프로토타입에 삼성 S3C2410 칩셋을 개량한 프로세서를 사용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S3C2410는 ARM9 칩이다. 프로토타입 제작 2년 후 발표한 첫 번째 아이폰에는 ARM11 칩이 사용됐다. IT전문매체 씨넷은 “프로토타입은 애플이 처음부터 삼성의 기술을 참고해 휴대전화를 제작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조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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