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직씨, 정몽준 KOWOC 위원장 퇴진 요구

중앙일보

입력

박세직 전 한국월드컵축구조직위원회(KOWOC) 위원장이 정몽준 현 KOWOC 공동위원장의 퇴진을 촉구하고 나서 파문이 예상된다.

박세직 전 위원장은 17일 발간된 「월간중앙」 2월호와의 인터뷰에서 "월드컵조직위를 둘러싼 갈등은 정 위원장이 조직위에서 자신을 앞세우려는 욕심 때문에 생겨난 것"이라고 주장하고 "월드컵을 개인홍보의 장으로 삼지 말고 조직위에서 손을 떼라"며 사퇴를 요구했다.

그는 "위원장이 구평회, 이동찬, 나, 이연택씨까지 4차례나 교체됐다"면서 "그간 잡음이 끊이지 않았던 것은 정 위원장이 선배,원로 인사들보다 자기를 더 내세우려 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박 전 위원장은 또 "96년 조직위 창립 때 대한축구협회장 서열을 부위원장급으로 두고 이를 규약에 명문화했다"면서 "정부와 조직위, 협회가 이 서열을 뒤집은 것은 법적으로나 도덕적으로 명백한 약속위반"이라고 지적했다.

박 전 위원장의 회견은 정몽준, 이연택 두 공동위원장간의 갈등이 정부 중재에 의해 봉합된 직후 이뤄졌다고 월간중앙측은 밝혔다.

박 전 위원장은 이번 인터뷰와 관련해 연합뉴스 기자와 가진 전화통화에서 "언론을 포함한 모든 이들이 침묵하는 상황에서 국민이 오도되고 선의의 피해자가 생기는 것을 막기 위해 충정에서 고언을 한 것이지 특정한 의도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한 사람이 잘못한 것을 갖고 조직위 자체가 잘못된 것인양 알려져서는 안 된다"며 "위원장직은 이연택 위원장에게 맡기고 정 위원장 본인은 일선에서 물러나 FIFA 부회장으로서 측면에서 지원해주는 역할만 하면 된다"고 말했다.

98년 5월부터 2000년 8월까지 위원장을 역임한 그는 "특히 정 위원장이 대선 후보로 거론되는 사람으로서 월드컵을 앞두고 괜한 오해를 받아서야 되겠느냐"고 반문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재현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