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일요일 광화문 가면 색다른 장터가 열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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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매주 일요일마다 서울 광화문 광장에 7일장이 들어선다. 또 매달 셋째 주에는 이 일대가 아예 차 없는 거리로 변신한다. 올 초 서울시가 발표한 ‘보행친화도시 서울 비전’의 4개 분야 중 하나인 ‘쾌적한 서울 거리’가 본격적인 실행에 들어가는 것이다. 당시 박원순 서울시장은 “서울은 차가 먼저인, 보행자에게는 미안한 도시였다”며 “교통정책 패러다임을 보행자 우선으로 바꿀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중앙일보 2013년 1월 22일 16면]

 서울시는 11일 “세종로와 광화문 광장 일대에 광화문 희망나눔장터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장터는 일요일 낮 12시부터 오후 5시까지 열린다.

 광장 입구에서부터 세종대왕 동상을 지나 잔디밭 양쪽 통로까지는 재활용 장터를 연다. 시민이 벼룩시장을 열어 필요한 물건을 서로 사고팔 수 있다. 또 ‘아름다운가게’ 같은 재사용 나눔가게도 들어선다. 잔디밭이 끝나는 지점인 북측광장에선 풍물장터를 연다. 전국 각 지역 특산물과 골동품은 물론 떡볶이·전 등 우리 농산물로 만든 먹거리도 판매한다.

 매월 셋째 주에는 장터 규모가 더욱 커진다. 세종로 550m구간 중 세종문화회관 쪽에 면한 한 방향의 도로를 아예 차 없는 거리로 만들기 때문이다. 이 도로 일부를 장터로 활용하기 때문에 장터 구성도 조금 달라진다. 재활용 장터 외에 세종문화회관 앞쪽으로는 다문화장터가 열린다. 외국에서 온 주민들이 의류와 책·장난감·전통물품 등을 판매한다. 결혼이주여성 커뮤니티에서는 각국의 전통음식과 공예체험을 할 수 있는 바자회를 연다. 매주 풍물장터가 열리는 북쪽 광장 쪽은 셋째 주만큼은 공연무대로 바뀐다. 비보이와 청년음악단 등 다양한 문화예술공연에 참여할 수 있다. 또 월별로 테마를 정해 특화장터로 꾸민다. 첫 달인 3월은 새로 생긴 사회적기업과 마을기업을 소개한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해 9월과 11월 두 차례 차 없는 거리 겸 장터를 시범 운영한 적이 있다. 당시 장터를 찾았던 유지현(27·신촌동)씨는 “우연히 들렀다가 새것과 다름없는 중고 가습기와 탁자를 저렴한 가격에 사서 만족했다”며 “장터가 매주 열리면 자주 이용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장터에 참여해 물품을 교환하고 싶다면 서울시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할 수 있다. 매주 280팀의 신청을 받을 예정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난해 시범 운영한 장터 때의 경험을 기준으로 적정 규모를 정했다”고 설명했다. 신청자가 넘치면 무작위 추첨으로 그 주에 장터에 참여할 사람을 결정한다.

 첫 장터가 열리는 17일은 마침 셋째 주 일요일이다. 오전 7시부터 오후 7시까지 자동차는 다닐 수 없다. 그러나 도보는 물론 자전거로는 이동할 수 있다. 다만 이날은 서울국제마라톤이 동시에 열리기 때문에 2시간 이른 오전 5시부터 차량을 통제할 예정이다.

강나현·조한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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