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버이된 도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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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제과업자들이 검찰에 의해 구속되고 있다. 어린이들이 즐겨 먹는 「드로프스」의 빛깔을 곱게하기 위해서 몸에 해가 되는 극약인 「포르말린」성분의 「롱갈리트」를 썼다는 것이다.
요즘 가게에 나도는 식품을 볼양이면 과자의 경우는 거의가 짙은 원색으로 물들여져있으며 설탕과 소맥분은 눈처럼 희게 표백되어 있다. 업자들의 말을 들으면 식품을 가공하는데 착색 또는 표백을 하고 안하는데 따라 판매에 큰 영향이 있는것이므로 부득이 하다고한다.
따라서 위생을 관리하는 보건당국도 인체에 해를 끼치지 않을 범위 안에서 색소나 표백제 또는 방부제 같은것의 사용을 허가하고 있는 것이나, 대체로 위와 같은 식품첨가물이 건강에 좋지 않다는 것이 학계의 상식으로 되어 있다.
당국이 사용을 허가한 합법적인 식품첨가물의 경우도 이렇거니와 이번처럼 주로 어런이들이 좋아하는 과자류에 유독색소를 썼다는것은 자라나는 새싹에 소금을 뿌리는것과 갈은 일로서 그반사회성은 어떤 범죄행위에 못지않은 불상사라 하지않을수 없다.
보건사회부를 비룻해서 식품의위생관리책임을 맡고 있는 각급관계당국자들에 의한 행정활동의 실태가 어떤것이기로 이와 같은 일이 방치되고 있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수사기관에 의해 먼저 적발되었다는 것도 본말이 전도된 느낌이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이 불상사의 책임을 업자나 행정태만으로만 돌릴수는 없을듯하다.
부정식품이 팔린다는것은 이것을 알고도 속고 모르고도 속는 소비자의 안이한 마음가짐에 더 큰 문제가 있을것이다. 업자의 민심이 중독되고 보건당국의 기능이 마비된 지금 형편으로는 숫제 어린이들이 귀엽거든 일절의 과자류를 사주지 않는것도 어버이된도리의 하나인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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