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사회」의 퇴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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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월남문제를 중심으로 하는 지난 2년간의 「존슨」 시정에 신임을 묻는 성격도 없지않았던 미국의 중간선거가 끝났다. 밝혀진 개표결과에 의하면 민주당이 절대적으로 계속 우세하나 상대적으론 예상을 뒤엎는 공화당의 진출때문에 열세에 놓이게 된것이 눈에띄어 주목을 끈다. 상원 35석, 하원 4백 5석, 35개주의 주지사, 그 밖에 각주의회의원, 지방판사, 보안관까지 선출한 이번 중간선거가 내후년으로 닥쳐온 대통령선거를 측정하고 그에 대해 큰 영향을 미치는것이라 한다면, 민주당의 상대적 열세노정으로 끝난 이번 중간선거의 의미는 결코만만하지가 않다.
대체로 선거는 월남문제 「인플레」·인종문제·「존슨」대통령의 「아시아」 순방결산등을 쟁점으로해서 진행된것이었지만, 한마디로 표현하는 이번 선거의 의미는 지난 64년의 선거에서 대패하였던 공화당이 얼마만큼 그 세를 만회하느냐에 있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편 지난 선거에서 「존슨」 대통령의 후광을 뒤에 업고 진출했던 가장 충직한 「존슨」 부대로서의 초선의원 48명의 당낙여부와 공화당의 차기대통령 후보자 몇사람의 당락여부도 많은 관심을 집중시켰던 것이었다.
그런데 위와같은 몇가지 관심을 모은데서 공화당이 민주당을 눌러 우세를 나타냈다는것은 미국의 국내 정치적의미로 볼떄 매우 중요한 사실이라 할수있을것같다. 또한 대외정치적 국면에 있어서도 그와 같은 「존슨」 정권의 퇴조는 자칫 그 선명을 잃게되지 않을까 전망되기도 한다. 아닌게 아니라 「존슨」 행정부는 공화당의석이 증가된 제90차의회에서 당장 월남전특별전비요구문제, 민권문제, 소득세 이상문제등에서 어려움을 겪게되지 않을까 예상되고있다.
하기는 이번 선거가 실질적으로는 민주·공화 양당의 무승부로 끝난것이라는 견해도 없지않고, 현재의 대월정책에도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도 보여지고 있다. 그러나 어느모로 보아도 상대적인 퇴조를 감수하여야만 하는 「존슨」 행정부는 탄력을 잃기가 쉽다. 적어도 「위대한 사회」 에 관한 방대한 새 계획등은 제시되기가 어려울것으로 보인다. 그렇게 본다면 내후년으로 다가선 대통령선거로 가는 도정에서 「존슨」 행정부가 치러야할 시련은 결코 적지않다고 보아야 할것같다. 그런데 여기서 우리의 관심이 머무르는 곳은 월남문제이다. 물론 이번 선거가 「존슨」행정부의 현월남정책에 대한 명백한 찬반을 묻는 양자택일적인것이 아니었고, 미국 국민자신들도 그렇게 구체적으로 일치된, 혹은 양분된 의견으로 이 문제에 대한 그들의 의사를 표시한것이 아니었다. 그러나 우리가 염처하는것은 민주당의 상대적이고 일반적인 퇴조가 혹시나 월남문제에도 투영되지 않을까 하는점이다. 물론 우리는 그렇게 보지도 않으며 믿지도 않는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존슨」행정부가 아무리 국내정치적으로 시련을 겪게 된다해도 대외문제, 특히 월남문제에서는 굳건한 일괄성을 지켜나갈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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