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공연맹총회의 개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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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아시아」 민족반공연맹 서울총회는 동 연맹을 발전적으로 해체, 범 세계적인 반공기구를 창설키 위한 세계반공연맹 헌장에 각국 대표가 서명한 후, 범세계적인 반공운동의 전개와 「마닐라」 7개국 정상회담을 전폭적으로 지지하는 총회선언문을 채택하고 8일에 폐막했다. 이밖에도 이번 서울총회는 월남의 대공투쟁을 돕기 위한 원조증가에 관한 자유중국 결의안 등 8개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하였는데 우리는 반공연맹 총회가 이처럼 많은 수확을 올리고 개막하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
서울총회 최대의 성과는 「아시아」 민족반공연맹을 발전적으로 해소하고 범세계적인 반공기구를 창설키로 합의를 보았다는 것이다. 지금부터 12년 전 한국의 진해에서 반공연맹이 고고의 소리를 올리고 탄생하였을 적에 그 목적은 숭고하고 그 사명은 거대한 것이었는데도 불구하고 주창국인 한국의 역량이 부족하고 또 국제적 이해 및 협조가 모자랐던 탓으로 동 연맹은 지역단위의 민간 「베이스」 협조기구의 테두리를 벗어날 수 없었다. 그랬던 것이 10여년의 역사가 흐르는 동안 동 연맹은 장족의 발전을 이루어 이에 참가하는 회원국이나 「업저버」국의 수효가 부쩍 늘었음은 물론 그 범위가 세계적으로 확장되었다는 것은 동 연맹 지도자들이 성의 있는 노력을 경주하였기 때문인 동시에 국제적으로 보아서도 동 연맹의 존재가치가 높이 평가되었기 때문이다.
이제 동 연맹이 발전적 해소를 보고 세계반공연맹으로 발족을 보게된 것은 이런 발전의 당연한 결과라 볼 수 있지만 반공연맹의 창설과 발전에 항상 주도적 역할을 해온 한국의 책임은 그만큼 가중된 것이라 볼 수 있다. 우리는 반공연맹의 성적팽창이 반드시 그 질적 개선을 수반치 않았다는 것, 좀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민간 「베이스」 협조기구에서 정부급 협조기구로 전환치 못한 점을 미흡히 생각하지만 이는 동 연맹이 장차 해결해야할 과제로 남겨두고 우선 세계반공연맹의 사무국본부를 서울에 두는데 있어서 연맹이 세계적인 권위를 가진 단체로서 그 기능을 충분히 발휘하는데 조금도 지장이 없도록 한국의 정부와 민간이 각별한 지원을 해야할 것으로 생각한다.
이번 반공연맹총회가 만장일치로 채택한 8개 결의안은 모두 시의에 알맞는 것이요, 그 실천이 강력히 요구되는 사항이다. 그러나 그 결의안은 어느 것을 막론하고 연맹에 참가한 회원국은 물론 자유세계에 속하는 제국의 긴밀한 협동 없이는 그 구현을 보기 어려운 것이다.
우리는 이와 같은 결의안이 일종의 선전 「비라」나 정치적 휴지로 타하는 것을 원치 않는 까닭으로 결의안을 채택하는데 동의한 국가들의 대표가 자기나라에 돌아가 그 강력한 실천을 다짐하도록 정부나 민간에 대해서 광범한 운동울 전개해주기를 원하는 바이요, 우선 한국부터 솔선수범하는 행동을 취해주기를 원하는 바이다.
서울총회를 계기로 국제 반공운동에 있어서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높아졌다. 우리는 이를 국가적인 영예로 자부하는 동시에 국내 반공태세를 확립하여 다음 총선에 있어서도 통일문제를 정쟁의 도구로 삼아 국논을 분열시키는 따위의 우를 범하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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