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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한인교회 사적지 지정 실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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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일제 강점기 미국 동부지역 독립운동 산실이 됐던 뉴욕 맨해튼 뉴욕한인교회(사진)가 한국 정부가 지정하는 독립운동 사적지로 재탄생할 전망이다. 1921년 컬럼비아대 맞은편에 설립된 뉴욕한인교회는 서재필·이승만·안익태·조병옥 등 수많은 애국지사가 거쳐 갔다. 그러나 이곳을 거쳐간 일부 인사의 친일 행적 때문에 그동안 사적지 지정이 유보돼 왔다. [중앙일보 3월 4일자 2면]

 뉴욕총영사관 김형길 부총영사는 7일(현지시간) “뉴욕한인교회의 역사적 가치에 대해 2011년에도 건의했으나 흐지부지됐다가 중앙일보 보도 후 정부 차원의 재검토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국가보훈처에서도 현장 실사를 요청해 왔다”며 “92년 교회 역사에는 독립운동뿐 아니라 한인의 미국 이민사 사료도 많이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뉴욕한인교회는 1919년 3·1만세운동 2주년을 기념해 서재필 박사 주도로 맨해튼에서 열린 ‘한인연합대회’에서 미 동부지역 최초의 한인교회이자 독립운동 거점으로 탄생했다. 이후 수많은 애국지사가 이곳에서 기숙하거나 거쳐 가면서 독립운동의 거점이 됐다. 이곳엔 1930년대 고 안익태 선생이 애국가 악상을 떠올리며 쳤던 피아노도 보관돼 있다.

 김 부총영사는 “현재 지상 4층인 교회 건물 가운데 한 개 층 정도를 독립운동 기념관으로 정해 관련 유물과 자료를 전시하는 방안을 강구 중”이라 고 설명했다. 뉴욕한인교회에 대해 해외 독립운동 연구 전문가들도 교회의 역사적 가치가 이미 입증됐다고 강조하고 있다.

 한국독립운동사연구소 홍선표 책임연구원은 “뉴욕한인교회는 다른 곳과 달리 자체적으로 370만 달러에 달하는 신축기금을 모으는 등 정부에 손만 벌리는 것이 아니라 독립운동 유물 보존 노력을 기울여왔다”며 “해외 독립운동사에서 가장 모범적인 사례”라고 말했다.

정경민 특파원· 뉴욕중앙일보 강이종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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