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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값 강남'주춤', 비강남 강세

중앙일보

입력

1.8 주택시장 안정대책 이후 서울 강남지역 아파트 거래가 끊긴 가운데 재건축 대상을 중심으로 호가가 떨어지고 있다. 가격 하락을 기대한 매수자들도 매매 계약을 잇따라 취소하고 있다. 반면 비강남권 인기지역인 양천.송파 등지와 강북권에선 값이 올라 양극화 현상을 보이고 있다.

◇ 강남권 주춤.비강남권 약진=천정 부지로 치솟던 강남권 재건축대상 아파트값이 국세청 세무조사로 하락세로 돌아섰다. 강남구 도곡주공 10,13평형은 안정대책 발표 이후 평균 1천만원 정도 호가가 떨어졌다.

개포동 주공 1단지 등도 5백만~1천만원 빠졌다. 송파구 잠실 주공아파트도 연초까지 매물이 거의 없다가 매물이 늘면서 값도 하락세다.

강남권 일반 아파트도 대부분 오름세는 멈췄지만 허락현상은 보이지 않고 있다. 대치동 한 부동산중개업소 사장은 "강남 학군 수요자 중에는 매물이 있다면 비싸더라도 구입하려는 쪽이 많은 데다 주민들이 가격을 담합하는 경우도 있어 시세보다 떨어뜨려 내놓지 않는다"고 귀띔했다.

매수자가 계약을 일방적으로 포기하는 사례도 많다. 회사원 孫모(46)씨는 이달 초 개포 주공 1단지 13평형을 2억7천만원에 사기로 약속했다가 지난 10일 계약을 포기했다. 앞으로 싼 매물이 나올 것으로 기대해서다.

반면 비강남권은 이번 조치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고 있다. 부동산정보제공업체인 부동산114 조사에 따르면 지난주 아파트 매매값은 양천구가 그 전주보다 3.16% 오른 것을 비롯해 송파.강서 등은 물론 노원.구로.광진.마포구 등 강북권도 1% 이상 상승했다.

양천구 신시가지 아파트단지는 전 평형에 걸쳐 호가가 5백만~3천만원까지 치솟았고 노원구 상계동 주공아파트 단지도 2주 전보다 1백만~1천만원까지 올랐다.

본격적인 이사철을 앞두고 강남 집값이 너무 올라 상대적으로 싼 이들 지역으로 수요자들이 몰린 때문이라고 현장 부동산중개사무소는 말했다.

◇ 집값 어떻게 되고 유의점은=이번 세무조사의 주요 타깃인 개포.대치.도곡.잠실 등지의 재건축 대상과 분양권은 약세, 일반아파트는 보합세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건국부동산경제연구소 고종완 사장은 "재건축은 투자 수요가 많고 가격거품도 있어 추가 하락이 불가피하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강남권에서 빠져나간 돈이 분산될 경우 양천.강동.송파.용산.영등포구 등과 분당.일산 등 신도시, 과천.광명의 아파트값이 오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내 집을 마련하려는 실수요자들은 일단 세무조사의 후폭풍을 지켜봐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충고하고 있다.

부동산114 김희선 상무는 "1~2주 후면 정부대책 여파가 시장에 충분히 반영되는 만큼 이 때까지 지켜보는 게 좋다"고 말했다.

서미숙 기자seomi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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