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시세, 강남권 '동면'-비강남·수도권 '들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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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주택가격 안정대책으로 가격폭등의 진원지로 지목된 서울 강남지역 아파트 가격은 동면에 들어간 반면 강남 이외지역은 본격적인 이사철을 앞두고 오름세가 지속되고 있다.

13일 부동산정보 전문서비스업체인 `부동산114(www.r114.co.kr)'에 따르면 지난주(1월6-12일) 서울지역 아파트의 매매가격 변동률은 1.49%로 전주의 0.59%보다 배이상 뛰었다.

지역별로는 양천구 3.16%, 송파구 2.32%, 광진구 1.82%, 관악구 1.65%, 강서구1.62%, 영등포구 1.37% 등 서울시내 15개 구지역이 실거래는 뜸하지만 매도호가가상승하면서 1% 이상의 상승률을 나타냈다.

신도시도 지난주에 분당 2.13%, 평촌 1.35%, 일산 0.83%, 산본 0.82%, 중동 0.61% 상승하는 등 전체적으로 1.44%의 오름세를 기록했다. 특히 분당은 삼성SDS와 삼성물산의 사옥 이전으로 수요가 몰려 아파트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조사됐다.

수도권은 정부의 주택가격 안정대책이 강남 재건축 시장을 겨냥, 투자자들의 관심이 수도권 재건축으로 이전될 것이라는 기대심리가 반영돼 지난주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이 과천 4.82%, 광명 3.04%, 구리 2.75%, 하남 2.56%, 군포 2.22%, 의왕 2.13% 등으로 크게 올랐다.

반면 강남지역은 대치동 일대 부동산 중개업소들이 주택시장 안정대책 발표 직후인 9일부터 대거 문을 닫고 휴무에 들어간데 이어 기준시가 수시 고시제가 시행될예정인 강남.강동.서초.송파지역 재건축 대상 아파트 주변 중개업소들도 거래중단으로 개점 휴업상태다.

이와관련, 부동산 업계에서는 `부동산114'의 아파트가격 주간변동률 조사가 월.화.수요일에 이뤄지는 점을 감안할 때 지난주 조사에는 지난 8일 발표된 정부의 주택가격 안정대책이 거의 반영되지 않았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부동산뱅크 양해근 팀장은 "이번 조사시점이 정부발표 직후여서 대책의 파급효과가 제대로 반영되지 못한 것 같다"며 "이번에는 정부의 의지가 확고해 보이는 만큼 중장기적으로 가격은 보합세나 하락세를 면키 어려울 전망"이라고 말했다.

서울 잠실동 중앙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가격 하락을 우려한 집주인이 나타나면서 매도자가 한두명씩 있지만 여전히 매수가와 갭이 커 거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이번 대책의 영향력은 일주일 정도 지나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정부의 주택가격 안정대책에도 불구하고 아파트 가격이 추가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도 만만찮다.

내집마련정보사 김영진 대표는 "통상 강남권에서 시작된 가격 상승세가 서울 전역으로 퍼지는 데는 1개월, 신도시.경기도까지는 한달 반 가량 걸린다"며 "현재 상황으로 볼때 이미 오름세가 서울 변두리와 신도시, 경기도로 전이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부동산114' 김희선 상무는 "정부의 주택가격 안정대책이 아파트 값을 진정시킬수 있을 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며 "정책의 효과는 투기과열지역 지정,세무조사 실시 등 정부의 대책이 얼마나 실효성있게 추진되느냐에 달려있다"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인교준.류지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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