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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베스 사망 후 국제유가 소폭 상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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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숨졌지만 국제 원유시장은 조용했다. 이른바 ‘호메이니 슬라이딩(하락)’은 없었다. 루홀라 호메이니 이란 지도자의 사후 발생했던 유가 급락을 이르는 말이다.

 호메이니가 사망한 1989년 6월 3일 직후 원유값은 13%나 떨어졌다. 반면 차베스 사망 소식이 전해진 직후인 5일(현지시간) 미국 서부텍사스산 원유(WTI)값은 배럴당 0.7달러 올라 90.82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미국 에너지정보회사인 HIS의 대니얼 예그린 부회장은 이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 “누가 차베스 후계자가 될지 아직 알 수 없다. 그 후계자가 차베스의 정책을 이어갈지 아니면 폐기할지도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베네수엘라의 원유 생산과 판매는 차베스 집권 14년 동안 30%나 줄었다. 요즘 생산량은 하루 240여만 배럴 정도다. 로이터통신은 “만약 유연한 후계자나 친서방 야당이 집권하면 국제유가가 크게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베네수엘라의 원유 매장량은 세계 1위다. 현재 기술로 채굴 가능한 매장량이 2900억 배럴을 넘어 사우디아라비아(2670억 배럴)보다 많다.

 CNBC는 “서방과 관계를 개선하면 베네수엘라가 하루 600만~900만 배럴을 생산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현재 생산량의 2.5~3.7배에 달하는 양이다. 그만큼 국제 원유시장에 공급이 늘어나는 것이다. 블룸버그통신은 “베네수엘라가 석유·가스 공급을 정상화하면 글로벌 에너지 값이 급락할 수도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라고 전했다.

강남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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