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과학자, 생명체 우주기원설 입증

중앙일보

입력

박테리아를 내포한 운석이 지구 생명체의 기원이 됐다는 이론을 뒷받침하는 연구 결과가 독일 과학자들에 의해 발표됐다.

독일 쾰른 소재 독일항공우주센터의 게르다 호르네크 박사팀은 네덜란드의 학술지 `생명의 기원과 생물권의 진화' 12월호에서 우주 궤도상에 병원균을 보내는 실험을 통해 아레니우스의 원자론(pan-spermia)을 입증하는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아레니우스 원자론에 따르면, 수십억년 전 박테리아를 내포한 운석이 우주 여행끝에 지구에 떨어졌고, 이 박테리아가 번식해 원시생명체로 진화했다.

호르네크 박사팀은 이 이론을 입증하기 위해 94년, 97년, 99년 세 차례에 걸쳐러시아 포톤 위성에 토양균인 고초균(Bacillus subtilis)를 실어 보낸 후 원격실험을 실시했다. 연구진은 위성 이륙 후 고초균 포자 5천만개를 실은 저장함의 뚜껑을열어 10-15일간 우주 환경에 노출시켰다.

첫번째 실험에서는 태양 자외선이 고초균 포자를 거의 모두 죽여버렸다.

두번째 실험에서는 석영에 고초균 포자를 집어넣어 우주에 보냈으나 첫번째 실험처럼 고초균이 거의 모두 죽었다.

세번째 실험에서는 1㎝ 간격으로 진흙, 적색 사암, 화성 운석, 인공 화성 토양의 입자들을 섞은 광물질에 고초균을 집어넣어 우주로 보냈다. 그 결과 샘플중 대부분에서 고초균 포자 5천만개중 1만-10만개의 포자가 우주의 거친 여행에도 불구하고생존하는 놀라운 결과를 보였다.

따라서 "박테리아가 작은 바위나 진흙 같은 안전한 곳에 포함돼 있을 경우 화성이나 다른 행성에서 지구까지 이르는 비교적 짧은 우주여행을 충분히 감내하고 살아있을 수 있음을 추론할 수 있다"고 호르네크는 말했다.

이 실험은 유럽우주국(ESA)의 바이오팬(BIOPAN) 계획 아래 실행됐으며, 과학전문지 뉴사이언티스트 12일자 최신호에 내용이 실린다.

(파리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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