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옷 꺼내 손질할 때|가을 별미 「오징어 데침」|유리 닦아 맑은 하늘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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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금년에는 겨울이 한 걸음 다가서 오리라는 관상대 예보다. 겨울옷을 미리 꺼내서 챙기고 손질한다. 「스웨터」나 「슈트」는 그늘에서 바람을 쐬어 「나프타린」 냄새를 날려버리고 다리미질을 해서 굵은 주름살을 펴둔다.
내의들은 더운물에 주물러 헹궈서 햇볕에 말려 두었다 입으면 살갗에 닿는 기분이 포근하고 따듯하다. 어린이들은 아침저녁 기온의 차이가 심한데 대비해서 옷을 조절해 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하루아침에 서리가 내린다 하더라도 당황하지 않도록 준비한다.
가을에는 모든 생선이 기름지고 맛이 있는 계절이지만 특히 오징어가 살이 오르는 시기다. 다른 생선보다 비교적 값도 싸고 조리하기에 따라 소화도 잘 된다.
오징어는 내장을 빼고 껍질을 벗겨 끓는 물에 살짝 데쳐 초장에 찍어먹도록 한다. 데친 오징어를 보기 좋게 갸름갸름하게 잘라서 도라지나 고비 또는 송이와 함께 꼬창이에 꿰어 밀가루를 씌워 전을 부치면 별미로 먹을 수도 있다.
가을 하늘이 높고 투명해 질수록 유리창의 더러움이 두드러져 보인다. 한꺼번에 닦기에 힘이 겨울 정도라면 하루에 한쪽씩 정성스럽게 닦아 맑은 하늘과 가을 햇볕을 집안에 가득히 받아들이도록 한다.
가족이 하루종일 생활하는 곳임을 생각하면 철 따라 벽지를 바꾸는 것은 낭비에 속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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