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승장 속 우량주만 오르고 저가주는 제자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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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주가가 가파르게 오르고 있지만 개인투자자들은 그다지 재미를 못보고 있다.

외국인들과 기관투자가들이 좋아하는 우량주와 업종 대표주는 크게 오르고 있으나, 개인들이 선호하는 저가 비우량주들은 제자리 걸음을 하거나 오히려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 개인들은 최근 5일동안(거래일 기준)거래소에서만 무려 1조1천4백44억원어치를 순매도해 주가상승 혜택을 누리지 못했다.

주가가 단기간에 너무 많이 올라 숨을 고를 것으로 보고 주식을 대거 내다 판것이다. 반면 외국인들은 이 기간중 5천4백억원어치(거래소 기준)를 순매수했다. 종합지수는 5일 동안 14.3% 올랐다.

이에 따라 개인들의 상대적 박탈감은 커지고 있다.

◇ 우량주 상승률 돋보여=삼성전자.LG전자.현대백화점.신세계 등 우량주는 최근 7일동안(거래일 기준) 종합주가지수보다 상승폭이 컸다.

또 종합주가지수가 20포인트 올라 17개월만에 최고치를 갈아 치웠던 지난 4일 하룻동안 주가가 오른 종목은 4백32개였다. 반면 하락종목수는 3백43개였다. 여기에다 주가가 움직이지 않은 종목 73개를 더하면 오르지 못한 종목은 4백16개에 달했다.

이같은 주가 차별화는 비교기간을 길게 잡으면 보다 분명하게 나타난다. SK증권에 따르면 3일 현재 종합주가지수(727.66)와 엇비슷한 2000년8월1일(727.10)에 비해 주가가 오른 종목은 3백54개, 내린 종목은 3백16개로 나타났다.

종합주가지수는 17개월만에 회복됐지만, 아직도 옛 주가를 되찾지 못한 종목수가 절반가량 되는 셈이다. 이 기간중 롯데칠성.태평양은 5백%이상 올랐고, 현대백화점.대한재보험의 상승률도 3백%선을 넘었다.

이처럼 우량주가 대약진을 한 반면 국제화재.맥슨텔레콤.코리아데이터시스템 등은 90%이상 떨어졌다.

◇ 개인 대처 요령=증시 전문가들은 투자전략으로 ▶개별종목을 기웃거리지 말고 우량주를 잡아라▶각 업종의 1등주에 투자하라▶최악의 상황을 벗어나고 있는 주식을 챙길 것 등을 제시했다. 요컨대 외국인과 기관의 '쌍끌이 장세'에 맞서지 말고 순응하라는 것.

현대증권 오현석 선임연구원은 "우량주와 비우량주간의 주가차별화는 앞으로 계속 심화될 것"이라며 "펀더멘털(기초여건)이 튼튼한 종목에만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사정을 감안할때 각 업종의 대표주가 조정을 보일 때마다 사들여 장기간 보유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신한증권 박효진 투자전략팀장은 "약세장에서는 바쁘게 찾아다니며 챙겨야 잘 먹을 수 있지만, 강세장에서는 이곳 저곳 기웃거리다 보면 남들이 먹다 남은 것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희성.김현기 기자 budd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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