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박아 터져라" 아줌마 성공 스토리

중앙일보

입력

남편 앞에서는 숨소리 한번 크게 못쉬던 당신의 아내가, 자녀들의 늦은 귀가에 가슴 졸여하던 평범한 어머니가 사실은 숨은 갑부였다면.

좀더 가깝게는 '솥뚜껑 운전사'란 소리를 당연한 듯 듣고 지내던 가정주부인 내가 부자가 될 재능을 갖고 있었다면. 지겨웠던 일상은 어느 순간 희망찬 '그것'으로 바뀌고, 하고 싶고 이루고 싶은 것들은 더 많아지지 않을까.

소설 『올드 레이디 투자 클럽』은 평범하다 못해 갑갑한 삶을 살고 있던 7명의 아줌마들이 어느날 투자의 비법을 깨우치고 거부가 된다는 깜찍한 발상을 담고 있다.

주인공들은 미국 미네소타주의 작은 도시 락스데일에 사는 네명의 가정주부와 두명의 노처녀 도서관 사서, 그리고 한명의 미용사. 친목계 같은 정기 모임 '락스데일 레이디 클럽'의 회원인 이들은 요리 비법을 교환하고, 서로 솜씨를 발휘해 만든 케이크와 쿠키를 나눠먹는 일을 주로 해왔다.

그러나 노후 연금이 고작 한달 4백달러 남짓이라는 것을 알고는 대책 마련에 부산해진다. 하지만 세상 물정 모르는 아줌마들이 무엇을 할 수 있으랴. 이때 시카고대 로스쿨을 다니는, 한 회원의 딸 소피아가 한마디를 던진다.

"어떤 남자가 아주머니들만큼 쇼핑에 대해 잘 알겠어요?" 소위 '뜨는' 브랜드를 찍어내는 감이 있으니 직접 투자할 주식 종목을 고르라는 충고였다.

의기충천한 아줌마들은 사람들이 몰리는 상점을 직접 조사해 자연친화 제품, 스포츠웨어 전문점을 골라 투자했다. 막 장외시장에 거래되던 이들 종목은 며칠 만에 짭짤한 수익을 남겼다.

여기에 변심한 남자친구 방에 불을 지르려다 교화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아줌마들의 보호관찰 대상이 된 여대생 스카이도 한몫했다.

컴퓨터광인 스카이는 마이크로소프트라는 조그마한 소프트웨어 회사에 투자할 것을 권유한다. 손대는 종목마다 대박을 터뜨린 결과, 1983년 1만2천달러이던 종잣돈은 10년이 안된 91년 1천4백50만달러로 불어났다.

돈도 멋지게 썼다. 어린이 전용 컴퓨터 센터를 세우고, 락스데일 지역 경제의 버팀목이었던 금전등록기 회사 프라이리 머신을 인수해 실직자를 구제해줬다.

그렇다면 아줌마들의 성공이 소설 속에나 등장하는 이야기일까. 실제로 미 일리노이주 비어즈타운이란 조그마한 마을에는 60~80대 할머니 15명이 만든 투자클럽이 10여년간 연평균 수익 23%를 내며 전미투자협회에 의해 '고수익 투자클럽'에 여섯차례나 선정된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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