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에 또 이변|이번엔 돈벼락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특정재벌밀수에 대한 엿새째 대정부 질문을 벌이고 있던 5일의 국회본회의장에 난데없는 돈벼락! 박상공의 답변이 막 시작된 이날 낮12시40분쯤 2층 방청석에서 30대 청년이 갑자기 일어나 1백원권 2백여장과 백원크기로 오린 「올리는 글」이라고 인쇄한 「비라」1백장을 뿌리고 『이병철…』이라고 소리칠 찰나 경위들에게 붙잡혀 끌려나갔다. 말쑥한 신사복차림의 그 청년의 정체는 알 수 없으나 이름은 이북(30세), 전북김제에서 머슴살이를 했다고 자기소개.
이 통에 본회의는 약2분 동안 지연 중단되었다가 장 부의장이 답변을 계속하라는 재촉을 함으로써 그대로 속행-.
밖으로 나온 이씨는『장기영이가 날더러 이병철씨를 암살하라고 지시했지만 그럴 수가 없었다』고 횡설수설하면서 장 부의장 비서실 유비서를 통해 얻었다는 방청권을 흔들어 내보이기도….

<◇비라의 내용>
이날 뿌린「비라」내용전문은 다음과 같다.
◇올리는 글
고요한 마음에서 뉘우치는 마음으로 생각해 봅시다. 대통령 그 누구도 한번에 잘못이 있다면 갈아치우기 이전에 한번 더 두고보아야 할 것입니다.
위대한 사람들은 용서도 하고 도와주는 국민성을 가져오는 입장으로 돌아갑시다.
5천년의 역사 속에 내려오는 민족성을 뜯어고치는데 국가예산의 절반을 투자하는 법안을 국회에 즉시 상정통과시키라! 만고위법안이 없는 한 나는 또 국민은 잘못이 있는 그 정부를 전복하고 그 누구도 암살하여야 할 것입니다.
차제에 위대하신 삼성 이병철씨를 용서하여 정부의 잘못을 뒤집어쓴 삼성 이병철씨에게 한번에 용서를 주고 성원하여 도와줍시다.
1966년 음8월 이북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