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 자체수리 능력 있다"

중앙일보

입력

지금까지의 학설을 뒤엎고 심장이 자체 수리 능력이 있다는놀라운 증거가 발견되었다.

미국 뉴욕대학, 이탈리아 우디네대학, 파르마대학의 공동연구팀은 미국의 의학전문지 뉴 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 최신호에 발표한 연구보고서에서 줄기세포의특성을 지닌 원시세포가 이식된 심장으로 이동해 새로운 심근(心筋)과 혈관을 만든다는 사실이 사망한 심장이식 환자의 검시를 통해 확인되었다고 밝혔다.

세계 의학계는 오래전 부터 심장마비나 기타 질환으로 손상된 심장은 다른 장기들 처럼 손상된 조직을 재생시킬 수 없다고 믿어왔다.

이 연구팀을 지휘한 뉴욕대학의 피에로 안베르사 박사는 여성의 심장을 이식받은 남성 환자 8명이 사망한 후 이식된 심장과 이식수술 때 제거되고 남은 환자자신의 심장부분에서 조직샘플을 채취, 검사한 결과 이식된 여성심장에 남성의 Y염색체세포가 들어와 있다는 놀라운 사실이 밝혀졌다고 말했다.

안베르사 박사는 새 심장은 이식 후 급속히 심근과 혈관이 자라나 심장의 20%정도가 환자자신의 세포에 의해 재생되어 있었다고 밝혔다.

안베르사 박사는 또 환자자신의 심장 중 남은 부분과 이식된 여성의 심장에서모두 줄기세포의 특성을 지닌 원시세포의 흔적을 발견했다고 밝히고 이는 손상된 심장을 수리하는 데 이용할 수 있는 심장 줄기세포가 존재한다는 강력한 증거라고 말했다.

줄기세포란 근육, 뼈, 피부 등 갖가지 신체조직으로 전환할 수 있는 모세포로과학자들은 언젠가는 이를 이용해 손상되거나 기능이 정지된 장기를 교체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안베르사 박사는 자신의 연구팀이 현재 심장 줄기세포의 존재를 확인하기 위한작업과 이를 조작해 손상된 심장을 수리할 수 있는지에 대한 연구를 진행중이라고밝혔다.

이 연구결과에 대해 루이스빌대학의 로베르토 볼리 박사는 심장이 자체 재생 능력이 있음을 분명히 보여 준 것이라고 논평하고 만약 심부전 환자의 심근을 재생시키는데 이 현상을 이용할 수 있다면 이는 획기적인 발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를 지원한 미국 국립심장-폐-혈액연구소의 존 패컨딩 박사는 세포가 이동한다는 사실은 앞서 동물실험에서 밝혀진 바 있지만 인간에게도 이것이 가능하다는 사실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뉴욕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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