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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빵집·프랜차이즈 갈등 봉합 실마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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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27일 서울 구로디지털로에 위치한 동반성장위원회 사무국에서 ‘적합업종·제과점업 동반성장을 위한 합의서’를 발표한 참석자들이 손을 맞잡고 있다. 왼쪽부터 허민회 CJ푸드빌 대표이사, 김서중 대한제과협회 회장, 조상호 SPC 총괄 사장. [뉴시스]

제과업의 중소기업 적합업종 선정을 둘러싸고 법적 분쟁으로 치달았던 동네빵집과 프랜차이즈업체 간 갈등이 합의점을 찾았다. 동네빵집을 대표하는 대한제과협회와 프랜차이즈업체인 SPC와 CJ푸드빌 등은 27일 서울 구로동 동반성장위원회에서 ‘제과점업 동반성장을 위한 합의서’에 서명했다. 합의서에는 제과점업의 중기 적합업종 권고사항을 성실히 준수하고 그간의 상호비방 소송을 모두 취하한다는 내용 등이 포함됐다. 동반위 유장희 위원장은 “제과업계가 동반성장을 위해 대승적 차원에서 화합의지를 보여줬다”며 “제과업계가 모두 협력해 동반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제과업계의 갈등은 동반위가 5일 제과업종을 중기 적합업종으로 선정하면서 시작됐다. 동반위는 당시 동네빵집에서 걸어서 500m 이내에는 프랜차이즈 빵집을 새로 열 수 없도록 했다. 또 프랜차이즈업체에 신규 출점을 현재 가맹점수의 2% 이내로 제한할 것을 권고했다. 이에 대해 3100여 개의 파리바게뜨 가맹점을 운영 중인 SPC가 동반위 결정을 따를 수 없다고 반발하고 나섰다. 프랜차이즈 가맹점주들 역시 대한제과협회 김서중 회장을 상대로 직무집행정지 신청과 함께 협회비 반환청구소송을 내며 공세에 가담했다. 대한제과협회는 양측의 협공에 맞서 “SPC 계열사인 파리크라상이 가맹점주를 동원해 협회활동을 방해한다”며 “파리크라상을 공정위에 불공정거래 혐의로 제소하고 불매운동을 벌이겠다”며 맞불을 놓았다. 하지만 SPC가 20일 동반위 결정 수용 방침을 밝히면서 화해 분위기가 조성됐고 마침내 합의점을 찾은 것이다.

 하지만 제과업계의 갈등의 불씨가 완전히 꺼진 것은 아니다. 프랜차이즈 가맹점주들로 구성된 프랜차이즈 자영업자 생존권비상대책위원회의 반발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비대위 강성모 위원장은 “우리는 제과협회를 상대로 제기한 두 건의 소송을 취하할 생각이 전혀 없다”며 “이번 합의는 (프랜차이즈)본사와 제과협회 간 합의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또 “본사는 우리한테 해준 것도 없는데 소송을 취하하라 마라 할 처지가 못 된다”고 말했다. 현재 비대위에는 파리바게뜨 가맹점주 1800여 명이 참여하고 있다.

장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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