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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슬링 개혁 부족해 비운의 퇴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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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박용성(73·사진) 전 대한체육회장이 올림픽 정식 종목에서 퇴출된 레슬링 관계자들에게 따끔한 충고를 남겼다.

 박 전 회장은 27일 서울 공릉동 태릉선수촌 내 챔피언하우스에서 열린 제37대 대한체육회장 이임식에 앞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박 전 회장은 “스위스 로잔에서 열린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집행위원회 기간에 한 IOC 관계자로부터 ‘레슬링이 퇴출될 수도 있으니 놀라지 말라’는 이야기를 미리 전해 들었다”고 밝힌 뒤 “앞서 레슬링 관계자들에게 ‘흥미가 떨어지는 그레코로만 종목을 과감히 없애고 여자부를 도입하라고 조언했지만 거부당했다. 그동안 국제레슬링연맹이 변화 노력을 게을리하는 등 잘못한 부분들이 쌓이고 쌓여 퇴출의 비운을 맞이한 것 같다”고 말했다.

 레슬링은 IOC 집행위원회에서 태권도·근대5종·필드하키·카누 등과 함께 올림픽 핵심 종목(core sports) 퇴출 후보군에 이름을 올렸고, 표결을 거쳐 2020년 여름올림픽부터 정식 종목에서 제외됐다. 이와 관련해 박 전 회장은 “6월에 IOC집행위원회가 한 차례 더 열리지만, 레슬링을 퇴출시킨 집행위원들이 스스로 결정을 번복할 가능성은 희박하다”면서 “레슬링계는 2024년 올림픽 정식 종목 재진입을 목표로 철저한 자기 개혁을 진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박 전 회장은 올림픽 핵심 종목 잔류에 성공한 태권도에 대해 “적극적인 변화 노력이 주효했다”며 칭찬했고, 올림픽 재진입을 노리는 야구-소프트볼에 대해서는 “IOC 집행위원들로부터 긍정적인 시선을 받고 있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송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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