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폴란드 GK 두덱 ‘예사롭지 않네”

중앙일보

입력

2002년 6월 4일 부산 아시아드 주 경기장에서 월드컵 D조 개막전으로 경기를 치르는 폴란드는 한국이 16강 진출을 위해 최소한 비겨야 하는 상대다. 2차전에서 미국을 잡고 3차전 포르투갈에겐 패하더라도 최소 실점이란 전략 시나리오를 만들기 위해 반드시 필수 불가인 셈이다.

폴란드는 유럽지역예선 강호 노르웨이를 따돌렸을 만큼 전력이 탄탄하다. 여기에 21득점, 11실점으로 막강 공격력과 짠물 수비를 자랑한다. 히딩크 감독도 가장 까다로운 팀으로 꼽았을 만큼 복병인 팀이다. 이 가운데 한국 대표팀도 나이지리아에서 귀화한 흑인 스트라이커 엠마누엘 올리사데베 봉쇄에 가장 주력하고 있다.

하지만 폴란드를 맞아 한국이 가장 고민하는 부분은 따로 있다. 바로 수비가 견고하다는 점이다. 특히 골키퍼 예쥐 두덱(28)의 활약은 묵과할 수 없다. 폴란드 축구사상 최고 이적료로 폐예누르트(네덜란드)에서 리버풀로 이적한 두덱은 2년 연속 ‘올해의 폴란드’ 축구 선수상을 받았다.

4년간 폐예누르트 안방을 책임졌고 올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 당당히 입성, 리버풀 주전 골키퍼 자리를 꽤찼다. 키 187cm로 공중 볼과 순발력이 좋은 두덱은 30일(한국시간) 벌어진 프리미어리그 웨스트 햄과의 원정경기에서 뛰어난 진가를 나타내며‘경기 MVP’로 뽑혔다.

경기는 1-1로 비겼지만 두덱은 이날 수 차례 결정적인 슈팅을 몸으로 막아내 팀을 패배 일보 직전에서 구해냈다. 두덱은 전반 30분 웨스트햄의 싱클레어에게 중거리 슈팅을 허용, 한 골을 실점했다. 그러나 이후 후반 20분 싱클레어의 환상적인 오버헤드킥을 쳐내는 등 13개의 슈팅을 모두 선방했다.

특히 낮고 강한 땅볼 슈팅에 대한 순발력이 매우 좋았고 고공 플레이에 대한 위치 선정도 좋은 점수를 받을 만 했다.

한국 대표팀으로선 문전 처리 미숙 고민과 함께 정확도 높은 슈팅을 5개월 남은 월드컵까지 정점에 끌어올려야 A매치 경험이 적은 두덱(9경기)을 흔들 수 있다. 또 폴란드가 16년 만에 본선에 오른 데 따른 첫 경기에 대한 심리적 압박을 적절히 이용하면 좋은 경기를 펼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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