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테니스부부 애거시·그라프 코트서도 환상콤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03면

세계적인 테니스 커플 앤드리 애거시(33.세계랭킹 2위)-슈테파니 그라프(독일)의 혼합복식조가 탄생할지도 모른다. 잘하면 5월 프랑스오픈 테니스대회에서 만날 수 있다.

프랑스 오픈은 1999년 둘이 남녀 단식을 석권한 뒤 사랑을 꽃피운 사연 많은 대회다. 단 조건이 있다. 애거시가 호주오픈 단식에서 우승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내용은 애거시가 21일 호주오픈 준결승 진출 이후 대회 관계자와의 공식 인터뷰를 통해 세상에 알려졌다. '환상 복식조'의 출전 가능성은 매우 크다. 2회전에서 이형택(삼성증권)을 꺾은 애거시는 4회전에서 상대의 기권으로 힘을 비축했고, 23일 준결승 상대인 웨인 페레이라(남아공)에게도 역대 10전 전승으로 우세해 결승까지는 무난해 보인다.

애거시와 그라프는 2년여간의 동거 이후 2001년 10월 23일 애거시의 고향인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결혼했고, 나흘 뒤 아들을 낳았다. 둘은 테니스의 살아 있는 전설이다.

그라프는 통산 22차례 메이저 대회 단식 정상에 올랐으며 특히 88년에는 4대 메이저 대회를 모조리 석권, '그랜드 슬래머'가 된데다 서울올림픽에서도 우승을 차지했다.

애거시는 통산 일곱차례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했다. 피트 샘프러스(미국.14회)에는 뒤지지만 샘프러스가 한번도 프랑스오픈에서 우승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4대 메이저 대회에서 모두 우승한 애거시가 더 높게 평가되기도 한다.

한편 22일 멜버른에서 열린 남자단식 8강전에선 앤디 로딕(미국.10위)이 욘즈 엘 아이나우이(모로코.22위)와 4시간57분간의 혈투 끝에 3-2(4-6, 7-6, 4-6, 6-4, 21-19)로 역전승하고 준결승에 올랐다.

로딕과 엘 아우나우이는 특히 타이브레이크를 적용하지 않는 마지막 5세트에서 일진일퇴의 접전을 벌였으며 힘에서 앞선 로딕이 21-19로 승리했다. 5시간의 경기를 지켜본 관중들은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나 두 선수 모두에게 박수를 보냈다.

16강전에서 세계 1위 레이트 휴이트(호주)를 3-1로 꺾었던 엘 아우나우이는 5세트 6-5에서 매치 포인트를 잡았으나 고비를 넘기지 못하고 탈락했다.

김종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