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 아랑곳없이… 한국인 관광객만 늘었다

중앙일보

입력

'테러도 무섭지 않다'.

9.11 미국 테러 사태로 전세계의 해외여행이 줄어든 가운데 한국인들만은 '간 큰' 해외여행 행태를 보이고 있는 사실이 밝혀졌다.

일본국제관광진흥회에 따르면 일본의 경우 지난 10월 중 내국인 출국자가 91만5천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40%나 줄었다. 11월엔 50% 준 것으로 추정된다.8월까지는 증가세였다.

뉴질랜드도 11월 중 출국자가 10% 감소했다. 그러나 11월 중 해외로 나간 한국인은 48만명으로 전년에 비해 10.1%나 증가(문화관광부 집계)했다.9월에도 7.2% 늘었고 10월만 0.4% 줄었다.

또한 각국 관광청 통계를 입수한 결과 외국인 관광객은 급감했지만 한국인관광객만 늘어난 나라가 많다.

뉴질랜드의 경우 10월 중 외국인 관광객은 전년 동기 대비 3% 줄었지만 한국인 관광객만은 34% 증가했다. 필리핀 관광청도 9월 중 외국인 관광객은 3% 감소했지만 한국인 관광객은 23% 늘었다고 밝혔다.

홍콩도 9월 중 외국인은 -2%, 한국인은 +7%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올들어 11월 말까지 한국의 내국인 출국 증가율은 10.2%를 기록, 세계에서 드문 증가율을 나타냈다.

세계관광기구가 테러사태 이후 올해 국제 관광객 증가율이 1%에 머물 것으로 보고 있는 점과 대비된다.

반면 우리나라를 찾은 외래 관광객은 11월 중 전년 대비 18% 감소했다.

한국관광공사 조홍규 사장은 "이 현상을 한국인의 안전불감증으로 봐야 할지 저돌성이라고 해석해야 할지는 모르겠다"며 "중앙정부가 나서서 국내 관광진흥정책을 써야 할 필요가 커졌다"고 말했다.

문화관광부 관광정책과 김찬 과장은 "올해 해외로 나간 한국인이 6백만명을 넘을 전망"이라며 "올 한해 7억달러 이상의 관광수지 적자가 예상되는 등 적자 확대가 걱정된다"고 밝혔다.

김세준 기자 sj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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