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노사관계 순탄… 파업 따른 근로손실 42.6% 줄어

중앙일보

입력

올들어 불법 파업이 크게 줄고 파업 참가자와 근로손실 일수도 지난해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지는 등 노사관계가 안정기조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노동부는 30일 올들어 노사분규 건수는 2백31건으로 지난해의 2백45건보다 소폭 감소하는데 그쳤지만 파업에 따른 근로손실 일수는 1백8만2천일로 지난해 1백88만5천일에 비해 42.6%나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분규 참가자 수는 8만8천5백여명으로 지난해 17만8천여명에 비해 50.2%나 떨어졌다.

불법 분규는 52건에 그쳐 1999년 95건, 2000년 67건에 비춰볼 때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분규 감소세는 노사화합으로 이어져 올들어 무분규 등 노사협력을 선언한 사업장이 1천7백20곳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노동부 관계자는 "올들어 노사안정 기조가 눈에 띌 정도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며 "이는 경기침체가 장기화하면서 회사의 생존이 근로자의 생존이라는 인식, 서로 고통을 분담하고 희생하는 분위기가 확산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노동부는 그러나 내년에는 대통령 및 지자체 선거가 있는 데다 공기업 민영화와 주5일 근무제 도입요구 등이 거세질 것으로 예상돼 노사관계가 올해보다는 다소 불안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내년 춘투(春鬪)에서는 주5일 근무제 도입이 각 단위사업장과 산별노조의 임단협 투쟁에 주요 의제로 떠오를 것으로 보이는 데다 월드컵과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노조의 권리찾기 목소리가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노동부 관계자는 "내년에는 경기가 어느 정도 풀릴 것으로 보여 노조의 과도한 임금인상 등이 예상된다"며 "노사분규가 전국 단위로 전개될 가능성이 커 사전에 분규요소를 제거하는데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라고 밝혔다.

김기찬 기자 wol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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