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 유혈시위 재발

중앙일보

입력

아르헨티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29일 폭력시위가 재발, 민간인 4명이 숨지고 경찰을 포함해 약 20명이 다쳤다고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이 사태로 지난 23일 출범한 임시 내각이 로드리게스 사 대통령에게 총사퇴 의사를 표명했다. 대통령은 이를 반려해야 할지 어쩔지 아직 정하지 못하고 있다.

이번 시위는 하급 법원이 한달 은행예금 인출한도를 1천달러로 제한한 정부 조치가 부당하다고 판결한 데 대해 지난 28일 대법원이 번복하면서 촉발됐다. 수천명의 시민은 "내 돈을 돌려달라""부패 정치인 물러가라"는 등의 구호를 외치며 대통령궁 앞 5월광장과 의사당 앞으로 몰려들었다.

시위는 곧 폭력성을 띠면서 시위대의 돌과 경찰의 최루탄.물대포가 뒤엉키며 시가전을 방불케 했다. 일부 시민은 경찰 저지선을 뚫고 의사당 안으로 들어가 집기를 부수고 커튼 등에 불을 지르기도 했다.

성난 군중은 인근의 은행.상점에도 문을 부수고 들어가 난장판을 만들었다. 이날 시위는 해뜰 무렵까지 계속됐다.

이번 시위로 그동안 부패 정치인의 대명사로 지목돼온 카를로스 그로소 대통령 수석보좌관이 사임했다. 로드리게스 사 대통령은 "또 폭력사태가 발생해 깊은 슬픔을 느낀다"면서 "평정을 유지해줄 것"을 국민에게 당부했다.

부에노스아이레스=주정완 순회특파원jwj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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