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리손으로 바꾼 세상

중앙일보

입력

환경이 중요하다고 누구나 말한다. 그러면서도 주저없이 아무데나 쓰레기를 버린다. 또 동네가 개발되면 땅값이 오르는데 나무 좀 베어버린다고 무슨 대수랴 한다.

그 결과 우리가 어떻게 살고 있는지 돌아보자. 꿈이 사라진 건 두 번째다. 문제는 생존 자체가 위협받기 시작했다는 덤이다. 그런데도 이런 문제에 애써 둔감해한다.

그런데 한 초등학교 선생님이 문제를 제기했다. 그리고 어린 학생들과 함께 해결방안을 고민하고 그것을 실천해 나갔다. 고사리손들이 도대체 무슨 일을 해냈을까. 놀라지 마시라.

그들은 4만5천그루의 나무로 둘러싸인 숲속에서 살랑대는 바람을 즐길 수 있게 만들었다. 이 대목에 이르면 궁금해진다. 아니, 그 선생님은 어떤 힘이 있었길래?

아쉽지만 우리나라 사람은 아니다. 그리고 요즘 얘기가 아니라 30년도 넘는 옛날 얘기다. 그렇지만 그 학교와 그곳에서 벌어진 이야기는 지금까지도 전세계 환경운동의 모델이 되고있다.

『지렁이 카로』는 독일 남부에 있는 메르딩겐 초등학교의 교장 쉐퍼 선생님과 그의 어린 학생들이 지렁이 '카로'와 함께 쓰레기 없는 학교, 자연친화적인 마을을 만들어나간 이야기를 담고 있다.

쉐퍼 선생님이 사용한 것은 지렁이. 비닐이나 깡통 쓰레기가 지렁이에게 어떤 고통이 되는지를 본 아이들은 적극적으로 쓰레기 줄이기에 나섰고 그들의 바뀐 모습은 부모들을 움직였으며 결국 마을 전체를 자연친화적으로 탈바꿈시켰다.

쉐퍼 선생님이 자주 사용하는 아프리카 속담은 우리에게 전하는 바가 적지 않다.

"만약 수많은 어린이들이 수많은 작은 마을에서 수많은 작은 일을 한다면, 세계는 바뀌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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