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한 쇼호스트로 돌아온 '김소연'

중앙일보

입력

탤런트 김소연(21)이 8개월간의 공백을 깨고 다시 시청자 곁으로 돌아온다.

김소연은 내년 1월 2일부터 방송될 MBC 새 수목드라마 '그 햇살이 나에게'(극본 김인영. 연출 김사현)의 주인공 연우 역을 맡았다. 지난 4월 막을 내린 MBC 주말드라마 '엄마야 누나야'이후 오랜만에 다시 브라운관에 모습을 드러내는 것.

연우는 강원도 주문진에서 태어나 대학진학을 포기하고 돈을 벌기 위해 상경,쇼 호스트로 성공하는 인물. 밝고 건강한 자세로 세상을 살아가면서 주변에 대해서도 따뜻한 애정을 잃지 않지만 극 중반 이후부터는 출생의 비밀로 인해 뜻하지 않은 괴로움을 당하게 된다.

촬영이 진행중인 서울 사당동 CJ39쇼핑 스튜디오에서 만난 김소연은 8개월전에 비해 눈에 띄게 야위어 있었다. 홀쭉해진 볼 때문인지 김소연의 트레이드 마크였던 커다란 눈은 더욱 도드라져 보였다.

"3㎏정도 빠졌어요. 연우가 자전거도 잘 타고, 수영도 잘 하는 인물로 설정돼있기 때문에 연습하느라고 무척 고생했거든요." 중학교 3학년의 어린 나이에 데뷔, 각종 드라마에서 주연을 도맡아 왔던 김소연이지만 이번에 맡게 된 배역에 대한 기대가 여느 때와는 다른 것 같았다. "너무나 연기해보고 싶었던 인물"이라며 기꺼워하는 모습이 아름답다.

"그동안 제가 연기해왔던 인물은 딱 두가지로 분류될 수 있어요. 청순하고 가련한 여인 또는 거대한 욕망을 숨기고 있는 악녀지요. 그런데 연우는 착하면서도 털털하고 자생력이 강한 인물이에요. 예쁜 역할은 아니지만 정말 매력적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아요."

김소연은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안정된 연기력과 출중한 외모로 TV드라마의 빼놓을 수 없는 주연급 연기자로 꼽히고 있으나, 스타성은 다소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는다. 이는 여느 탤런트들과 달리 오락프로그램이나 토크쇼 등에 출연해 자신의 일상적인 모습을 잘 드러내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스타성이 필요하다는 것은 알아요. 하지만 저한테 잘 맞지 않는 오락 프로그램 같은 곳에 나가서 호들갑을 떤다고 스타성이 생기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연기자가 진정한 스타로 발돋움하는 길은 오직 연기에 있다고 믿고 있어요."

김소연은 아직 마음에 드는 배역을 제의해 오는 곳이 없어 영화에 뛰어들지 못하고 있단다. 커다른 스크린에서 대중을 만나기에는 아직 연륜과 연기력이 부족하다는 생각도 그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겸손해 한다.

그러면서도 김소연은 "나이가 들면서 조금씩 변해가는 제 자신을 느낀다"며 "1~2년 후에는 장중한 영화의 호흡도 따라갈 수 있는 연기자가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지난 8개월동안 무엇을 하면서 지냈느냐고 묻자 이곳 저곳 여행을 다니면서 세상을 '느끼는데' 주력했다고 답한다. 그래서일까? 최근 주변에서 "얼굴에 이야기가 생겼다"는 말을 자주 듣는단다.

앞으로 김소연이 TV에서 도전해보고 싶은 분야는 사극이라고 한다. 장록수와 장희빈 같은 한 시대를 풍미한 '독한' 여인네들을 연기해보고 싶다는 것.

"어머니도 제가 사극에 한번 출연했으면 하세요. 다소 힘에 부칠 것 같다는 생각도 들지만, 열심히 하다 보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겠죠." (서울=연합) 최승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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