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사 잘되고 시장 커지고…올 유통업계 신바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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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백화점.할인점 등 유통업체들은 지난해에 비해 큰 폭의 성장을 했다. 산업 전반에 불황의 그림자가 드리웠지만 소비심리가 그런대로 살아있었기 때문이다.

백화점.할인점 등 전통적인 유통업체와 함께 TV홈쇼핑.방문판매.인터넷 쇼핑몰 등 새로운 형태의 유통업도 유례없는 호황을 누렸다.

삼성경제연구소 민승규 연구원은 "다양한 형태의 유통채널이 등장하면서 전체 시장이 커지는 효과가 나타났다"며 "유통업이 침체하면 전체 산업이 생기를 잃는 최근의 상황을 볼 때 유통업체의 성장은 경기전망를 밝게 하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 장사 잘 한 백화점.할인점=외환위기 이후 증시활황 등에 힙입어 99년 20% 가까이 성장한 백화점들은 지난해 한자릿수 성장에 머물렀다가 올해 다시 두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다. 연말 대목 분위기도 좋다.

산업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백화점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4.3% 늘어났다. 올들어 가장 높은 성장률이다.

롯데백화점의 올해 매출액은 지난해보다 14.8% 늘어난 6조2천억원,현대백화점은 16% 늘어난 3조5천억원,신세계백화점은 28% 늘어난 2조원을 기록할 것으로 각 업체는 추산했다.

고객 한명이 백화점을 한번 들러 구매한 금액도 늘었다. 롯데백화점 본점의 1인당 구매금액은 지난해 6만2천원에서 올해는 7만4천원으로, 현대백화점 본점은 6만9천원에서 8만원으로 늘었다.

할인점도 안정적인 성장을 했다. 지난 10월 매출이 지난해에 비해 3% 줄었으나 지난달에는 4.2%, 이달에는 7.1%(추정) 늘어났다.

신세계 이마트 가양점의 경우 올 매출이 지난해보다 38% 늘었고 1인당 구매단가도 지난해 5만8천원에서 7만2천원으로 늘었다. 신세계 이마트 관계자는 "기존 점포의 성장률은 10% 전후에 머물 것이나 전체 시장은 지난해에 비해 30% 이상 성장했다"고 말했다.

업체별로는 매출액이 신세계 이마트 35%, 롯데 마그넷 33%, 삼성테스코 홈플러스 1백40% 가량 늘었다.

◇ 신유통업도 덩치 커져=1995년 시작된 TV홈쇼핑은 매년 급격한 매출 신장률을 기록하고 있다.올해도 지난해(1조1천억원)의 두 배에 가까운 2조원의 매출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올해 농수산TV.우리홈쇼핑.현대홈쇼핑이 잇따라 사업을 개시하면서 내년 홈쇼핑업계 전체 매출은 4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편의점 시장도 급격히 커지고 있다. 99년 1조2백억원에서 지난해엔 1조2천억원으로 정체 상태를 보인 편의점 매출은 올해 2조원대로 급성장했다. 소자본 창업이 활성화하면서 편의점 점포수가 크게 늘어난 데다 업계의 경쟁이 심해지면서 매출을 늘렸다.

퇴조세가 역력했던 슈퍼마켓도 업체들의 대형화 전략 추진으로 매출이 살아날 기미를 보이고 있다. LG유통의 LG수퍼마켓은 올해 매출이 지난해보다 14.5% 늘어났다.

김준현 기자 takeita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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