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등 130여대 훔쳐 외국 밀수출

중앙일보

입력

중국 폭력조직 삼합회 간부와 짜고 훔친 고급승용차 130여대를 외국으로 밀수출해온 차량전문 절도단이 경찰에 적발됐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24일 벤츠,에쿠스등 고급승용차를 훔쳐 외국 등지에 대량으로 팔아넘긴 혐의(특수절도 등)로 차량절도단 28명 가운데 12명을 검거, 이중 이모(27)씨 등 10명을 구속했다.

경찰은 번호판 제조책 임모(31)씨 등 2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하고, 중국으로 달아난 최모(44)씨 등 15명을 수배했다.

경찰은 밀수출 승용차의 외국 판매책 역할을 맡았던 삼합회 간부 김모씨등 외국판매책 관련 부분에 대해서는 인터폴에 소재파악등 수사를 의뢰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 등은 지난해 5월말 대구시 남구 주택가에 주차된 이모(62)씨의 에쿠스 승용차를 훔치는 등 97년말부터 최근까지 전국을 무대로 에쿠스와 벤츠, 다이너스티 등 고급승용차 130여대(시가 42억 상당)를 훔쳐 중국과 필리핀, 몽골로 수출하거나 중고시장에 내다 팔았다.

이들은 아파트 주차장이나 주택가, 도로변 등에 세워진 차량의 유리창을 깨거나 공구로 문을 따고 키박스를 부숴 시동을 건 뒤 차량을 훔쳐 달아났다.

이들은 훔친 차량을 국내 중고시장에서는 시가의 30%, 외국 시장에는 50% 가량 싸게 팔았다고 경찰은 밝혔다.

이씨 등은 외국 판매책들이 원하는 차종과 연식에 맞춰 승용차를 훔친 뒤 차대번호를 그라인더로 갈아 새기고, 번호판과 명의 등도 모두 변조, 수출용 컨테이너에 선적했으며 선적시 수출신고 필증에는 라면이나 의류 등의 물품이라고 속인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앞으로 이번 범행을 도와준 것으로 추정되는 트레일러 회사, 자동차열쇠 제작자, 수출대행업자, 관세사 등에 대해서도 수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서울=연합뉴스) 장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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