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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업계 다이어트 제왕은 누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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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드로버 신형 레인지로버는 차체를 100% 알루미늄으로 바꾸면서 무게를 39%나 덜었다.

최근 자동차 업계에 ‘폭풍 다이어트’가 대세다. 신차는 대개 새로운 세대로 거듭날 때마다 덩치를 키운다. 동시에 무게는 줄인다. 결코 쉽지 않은 숙제다. 충돌 테스트는 나날이 엄격해지고, 얹어야 할 편의 장비도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자동차 업계가 찾은 해법은 경량 소재다. 알루미늄과 플라스틱, 마그네슘, 카본강화섬유플라스틱(CFRP)이 인기다.

따라서 이제 신차가 데뷔할 때마다 이전보다 얼마나 가벼워졌는지 관심을 모은다. 그런데 요즘 일부 신차를 보면 기존엔 상상조차 어려울 정도의 감량에 성공한 경우가 많다. 게다가 서서히 경쟁이 붙는 분위기다. 폴크스바겐 골프는 7세대 신형으로 진화하면서 100㎏을 덜었다. 그 밖에 메르세데스 벤츠 SL은 이전보다 110㎏, 푸조 208은 207보다 최대 173㎏을 줄였다.

하지만 이들이 명함도 못 내밀 다이어트의 제왕이 있다. 지난 20일 국내에 출시된 랜드로버의 신형 레인지로버다. 쇳덩이였던 차체를 100% 알루미늄으로 바꾸면서 최대 420㎏을 덜어냈다. 여러 소재를 접목하는 하이브리드 구성도 인기다. 최적의 조합을 통해 더 가벼우면서도 단단한 차체를 만들기 위해서다. 포르셰 파나메라의 도어가 좋은 예다. 단조 알루미늄 뼈대에 알루미늄 패널을 씌우고, 윈도 테두리는 단조 마그네슘으로 감쌌다.

무게는 줄이되 강성은 챙기는 가공법도 인기다. 신형 골프는 ‘핫 포밍’ 부품의 비율을 기존 6%에서 28%로 높였다. 철판을 950도까지 달군 후, 1㎠ 당 약 10t의 압력으로 쾅 찍어 만든다. 이렇게 제작하면 일반 쇠보다 6배 더 단단하다. 일반적으로 자동차의 무게를 10% 줄이면, 연비는 3~8% 개선된다. 같은 엔진을 사용하더라도 차체가 가벼울수록 더 나은 성능을 낼 수 있다. 당연히 이산화탄소 배출은 줄어든다.

취재팀=김영훈 자동차 팀장, 박진석·이상재·이가혁 기자, 김기범 중앙SUNDAY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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