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부근 “2015년엔 생활가전도 세계 1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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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윤부근 삼성전자 사장(왼쪽)이 제품 모델인 전지현씨와 함께 2013년형 9000 시리즈 신제품으로 출시한 냉장고·에어컨·세탁기를 소개하고 있다. [뉴시스]

지난해 삼성전자 CE부문장과 생활가전사업부장을 맡은 윤부근(60) 사장은 줄곧 생활가전의 혁신을 고민해 왔다. 삼성 TV를 세계 시장 1위에 굳건히 올려놓은 윤 사장이지만 생활가전 시장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2015년 생활가전 세계 1위로 가자’는 구호를 내걸고 상상 이상의 제품을 만들기 위해 밤낮으로 소비자의 생활습관을 수없이 분석했다. 이런 노력 끝에 탄생한 프리미엄급 냉장고 T9000을 앞세워 지난해 전 세계 냉장고 시장에서 미국의 월풀을 꺾고 세계 1위에 올랐다. 윤 사장은 “냉장고에서 1등을 하고 나니 생활가전사업부 직원의 90% 이상이 ‘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윤 사장은 21일 서울 서초사옥에서 ‘2013년 생활가전 미디어 데이’를 열고 9000시리즈의 후속작으로 냉장고와 에어컨, 세탁기를 한꺼번에 내놨다. 프리미엄 생활가전 부문에서도 디지털TV처럼 동시에 세계 1등을 휩쓸겠다는 ‘다(多)관왕’ 전략인 셈이다.

 윤 사장은 “올해는 국내 1등을 넘어 세계 1등을 향해 달려가는 한 해가 될 것”이라며 “2015년 180억∼200억 달러의 매출을 올려 반드시 2015년 세계 1위 목표를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올해 선진국 수요 부진의 영향으로 시장 성장률이 2∼3% 정도에 불과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잘하는 회사와 못하는 회사의 차이는 악조건에서 벌어진다”고 덧붙였다.

 이날 선보인 9000시리즈 신제품 또한 프리미엄급이다. 윤 사장은 각각의 제품을 직접 설명했다. 지펠 푸드쇼케이스 FS9000 냉장고는 한 개의 냉장실을 인케이스와 쇼케이스 두 개의 냉장실로 만들어 쉽고 편리하게 수납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한 제품이다. 냉장실 전체를 여는 인케이스 문과 쇼케이스를 여는 문을 따로 두어 인케이스 냉장실에는 사용 빈도가 낮고 부피가 큰 식재료를, 쇼케이스 냉장실에는 자주 먹는 음식을 간편하게 보관할 수 있도록 했다. 834L 3종, 856L 3종이 있고 출고가격은 377만~447만원이다.

 ‘버블샷3 W9000’은 매번 세제를 측정해 사용할 필요 없이 세제 자동 투입기에 한 번 세제를 보충하면 최대 한 달까지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21㎏ 드럼세탁기다. 물을 사용하지 않고 건조하는 에어 드라이 방식을 국내 최초로 적용해 3㎏의 세탁물을 건조할 때 기존 드럼세탁기에서 습한 공기를 외부로 배출하기 위해 사용했던 52L의 물을 아낄 수 있고, 건조 시간도 절반으로 줄었다. 8종이 출시됐고 가격은 180만~235만원.

 ‘삼성 스마트에어컨 Q9000’은 3개의 바람문에서 자신이 원하는 바람 7가지를 제공한다. 3개의 특수 팬에서 강력한 ‘하이패스 회오리 바람’이 뿜어나올 수 있도록 항공기 제트엔진 설계기술인 ‘에어로다이내믹스’를 응용한 기술을 채용했다. 48.8~81.8㎡의 사용면적을 기준으로 250만~520만원.

 윤 사장은 보급형 가전 시장도 주시했다. 그는 “지난해 12월 중간 용량대의 보급형 냉장고를 세계 시장에 출시했는데 반응이 좋다”며 “이를 생산하는 해외공장이 주말에도 풀 가동되고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심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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