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견없이 바라본 무슬림· 중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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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프런트면의 경우는 전문성을 갖춘 저자가 대중의 눈높이까지 내려와 시대정신을 담은 풍부한 지성을 과시한 저술을 높게 평가했습니다.

기획리뷰면은 논쟁이 부족한 우리 사회에서 토론할 만한 내용을 담고 있는 저술을 소개하는데 주력했습니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지면의 한계와 대중성에 대한 고려때문에 중요한 학술서적이 다소 작게 취급된 점입니다. 앞으로 '행복한 책읽기'는 아쉬운 점을 보완해 독자 여러분께 더욱 정제된 서평을 제공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중국과 이슬람은 21세기 첫 해인 올해의 화두일 뿐만 아니라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등장할 이야깃거리다. 특히 올해는 그 화두의 현실적 힘을 보여줬다.

중국이 빗장을 열고 세계에 뛰어들 듯 결국 WTO에 가입했고, 지구촌 사람들을 화들짝 놀라게 한 9.11 테러가 터지면서 이슬람권은 세계인의 주목을 받고 있다.

그렇기에 이 두 주제를 다룬 책은 올해 적지않게 쏟아졌다. 그런 책 전부가 올해의 화두를 던진 텍스트라 할 수 있지만, 그 중 완성도 면에서 주목할 만한 것은 『이슬람』』과 『허드슨 강변에서 중국사를 이야기하다』 두 종이다.

『이슬람』의 경우 테러를 예견이라도 한듯 9.11 사건 일주일여 전에 출간됨으로써 베스트셀러 반열에 오르는 행운을 건졌다. 우연에 가까운 적시성(適時性) 외에도 이 책은 국내의 이슬람 전문가들이 힘을 합쳐 서구의 편향된 이슬람 이해에 경도된 한국인들을 위한 개론서로 유감없다.

소망스런 '지역연구(area study) '에 근접한 이 책은 저자들 대부분이 30~40대의 소장 학자로 다른 사람들이 13억 인구의 이슬람권에 눈길 한 번 제대로 돌리지 않을 때 현지에서 10여년간 연구해왔다.

책은 이슬람 문명의 형성과정에서 이슬람 문화, 이슬람 여성, 이슬람을 이끄는 대표적 지도자 등 일반인들이 궁금해할 모든 분야를 아우르는 '이슬람 미니 백과사전'이다. 여기에 타문화에 대한 관용과 이해의 정신이 바탕이 되고 있어 시각 교정용으로도 맞춤이다.

『허드슨…』은 중국의 경제 발전과 관련, 그 근간을 이루는 중국 문명과 역사를 통시적 시각에서 스케일 크게 다루고 있는 책이다.

교과서류의 중국역사개론서와 달리 "중국은 왜 근대성을 체제 안에서 형성하지 못했을까"라는 일관된 주제 아래 중국사를 아우르고 있다는 점에서 이 책은 현대 중국에 대한 이해를 심화시킨다.

즉 자본주의가 가장 발달한 미국(허드슨강) 에서 중국을 바라보며, 지금 자본주의로 깃발을 휘날리며 달려가는 중국 사회를 심층에서 진단하고 있다. 이 점이 현대 중국사에 국한한 저서나 어떻게 중국에 진출할까 등을 다룬 실용서보다 이 책을 우위에 두게 하는 이유일 것이다.

특히 중국권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지닌 역사학자인 저자는 국민당군에 몸담았다가 기자생활을 거쳐 미국에서 공부하는 다채로운 경력을 자양분으로 삼아 무겁고 어려워 보이는 역사를 곰삭혀 대중들이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하는 재능이 탁월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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