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두달만에 내년 경기성장률 크게 높여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경기가 나아지는 기미를 보이자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두달 만에 성장률 전망을 크게 높였다.

내년 성장률이 4%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며, 추가적 경기부양 정책은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KDI는 21일 내년 경제성장률을 4.1%로 내다봤다.

지난 10월 26일 전망(3.3%)보다 0.8%포인트 높고 한국은행의 전망(3.9%)보다 낙관적이다. 건설업을 중심으로 내수가 계속 살아나고 반도체 가격이 오르고 있는 점 등을 고려했다.

테러사태의 영향이 예상보다 크지 않고 국제 유가가 안정된 것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설비투자가 증가세로 돌아서 연간 1% 늘어나고, 물가는 연간 2.6%,경상수지는 44억달러의 흑자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동철 KDI 거시경제팀장은 "돌발 상황이 없으면 내년 성장률이 4.1%보다 높게 나타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금리인하 및 재정지출 확대 등의 정책이 시행되고 있는 만큼 추가적 경기부양 정책을 쓰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내년 경제성장률을 4%대로 올리기 위해 가능한 수단을 모두 쓰겠다는 입장인데, 성장률이 4%를 넘을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추가 부양책을 삼가는 게 좋겠다는 지적이다.

KDI는 또 정부가 내년에 ▶금융기관의 민영화▶각종 연금의 재정 건전성 확보 방안 마련▶청년실업 해소를 위한 제도 개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융기관 민영화와 관련, 은행뿐 아니라 한국투신과 대한투신 등 비은행 금융기관도 서둘러 민영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연금은 앞으로 10~20년간은 흑자 기조를 유지하겠지만 그 이후에는 큰 폭의 적자가 예상되는 만큼 자금 흐름이 불균형한 구조를 공개하고 이를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송상훈 기자 modem@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