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 민란 확산… 비상사태 선포

중앙일보

입력

극심한 경제난에 불만을 품은 아르헨티나 국민의 소요사태가 번져나가자 페르난도 데 라 루아 대통령이 19일 오후(이하 현지시간) 전국에 30일간의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군사 독재정권이 무너진 1983년 이후 세번째 비상사태다.

수도인 부에노스아이레스를 비롯한 주요 도시에서 시민 수만명이 정부의 실정을 규탄하며 시위를 벌였고, 상점과 정부청사 등을 약탈했다. 경찰은 고무탄과 최루탄을 발사하며 시위대 해산에 나서 최소 6명이 사망하고 수백명이 부상했다. 소요사태에 책임을 지고 도밍고 카발로 경제장관이 20일 사임했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소요를 막기 위해 7백만페소(미화 7백만달러)어치의 생필품을 소요지역 주민에게 배급키로 했다. 그러나 아르헨티나 노총(CGT)은 정부의 비상사태 선포와 경제난에 항의해 20일간의 총파업을 선언했다.

앞서 국제통화기금(IMF)은 이달 중 예정했던 12억4천만달러의 차관 지원을 유보했다.

이에 따라 아르헨티나는 이달 중 지급해야 하는 공공부채(1천3백20억달러)에 대한 이자를 지급하지 못할 위기에 처했다. 세계은행도 "내년 초로 예정된 3억달러 지원 계획을 연기할 수 있다"고 밝혀 채무불이행(디폴트)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정재홍 기자 hongj@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