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금융자산운용액 사상최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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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자금이 기업으로 가지 않고 개인 쪽으로 몰리면서 지난 3.4분기 개인부문 금융자산운용 규모가 사상최대치를 기록했다.

또 기업 등에 대한 자금공급이 줄면서 금융권내에 떠돌고 있는 자금이 50조원을 상회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한국은행이 19일 발표한 `3.4분기 자금순환동향'에 따르면 기업은 불투명한 경기전망으로 설비투자를 줄인 가운데 주식발행부진, 비은행금융기관 차입금 상환 등으로 자금조달이 10조4천억원에 그쳐 전분기(11조8천억원)보다 줄었다.

반면 개인들은 주택매매 및 전세가격 상승에 따른 주택자금수요 증가와 금융기관의 가계대출 확대노력 등에 힘입어 차입이 전분기보다 7조원 늘어난 21조8천억원을 기록했다.

개인들은 차입도 늘었지만 주택매매 및 임대 등과 관련된 여유자금 증가로 전분기보다 6조2천억원 늘어난 23조6천억원을 금융자산으로 운용했다.

개인들은 예금은행의 저축성예금(9조원)과 투신사 수익증권(5조원), 그리고 상호신용금고 등 서민금융기관을 자산운용수단으로 활용했다.

정정호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개인들의 차입도 늘었지만 자산운용도 크게 늘어지난 분기 자금운용규모가 사상최대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정 국장은 "가계부채가 늘어나는 것은 문제지만 부채가 느는 만큼 자산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아직 우려할만한 수준은 아니다 "고 덧붙였다.

지난 9월말 현재 개인의 금융자산잔액은 844조2천억원으로 부채잔액의 2.52배였다. 외환위기 이전에는 2.4배를 밑돌았지만 신용경색으로 부채를 대거 상환한 외환위기 직후에는 2.8배정도로 높았다.

또 같은 기간 금융기관의 자산운용규모 83조2천억원 가운데 대출, 유가증권 매입 등을 통한 자금공급규모 31조9천억원을 제외한 51조3천억원이 금융권내에서만 머문 것으로 추정된다.

한은은 금융부문의 총금융자산증가액(116조5천억원)중 비금융부문에 대한 자금공급비중은 27.4%로 전분기(29.8%) 및 작년동기(33.0%)보다 하락했다고 밝혔다.

지난 9월말 비금융부문부채(기업.개인.정부)는 1천75조5천억원으로 6월말에 비해 3% 증가했다.(서울=연합뉴스)진병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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