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마이너스 옵션' 새틀 양준혁·삼성 협상 관심

중앙일보

입력

"3할 타율에 80타점 이상을 치면 5천만원을 더 달라."(양준혁)

"타율 2할8푼 이하면 1억원을 돌려받겠다."(삼성 구단)

지난 17일 양준혁(32.사진)과 삼성 구단의 협상은 연봉 액수뿐 아니라 옵션을 둘러싼 의견이 달라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단순히 플러스 옵션이냐,마이너스 옵션이냐를 떠나 국내 프로야구에 제대로 정착되지 못한 옵션제에 대한 준거틀을 제시할 것으로 보여 양측의 협상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 마이너스 옵션

마이너스 옵션은 국내는 물론 메이저리그나 일본 프로야구에서도 전례를 찾기 힘들다. 세계 최초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럼에도 삼성 등 구단에서 적극적으로 마이너스 옵션을 도입하려는 것은 '한국적 현실'에서 비롯된다. "김기태·김동수 등 지금껏 자유계약선수(FA)들이 거액의 돈을 받고도 전혀 몸값을 하지 못했기 때문에 구단으로선 최소한의 안전조치가 필요하다"며 마이너스 옵션의 당위성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한 야구선수는 "언뜻보면 플러스 옵션과 동일하게 마이너스 옵션을 부가하면 상호 평등한 계약으로 보일 수 있으나 선수는 불의의 부상을 당할 위험이 상존해 있다. 이럴 때도 받은 연봉을 돌려줘야 한다면 이는 선수에게만 지나치게 부당하다"고 말했다.

선수협 나진균 사무국장은 "마이너스 옵션은 구단에 악용될 소지가 있으나 FA시장이 침체된 국내 상황에선 '필요악'"이라고 밝혔다.

◇ 미국·일본은 어떻게

미국과 일본에선 옵션의 '세분화'가 정착돼 있다. 타자의 경우 타율·홈런·타점뿐 아니라 장타율·득점권 타율·승리 타점수 등을 일일이 구분해 놓고 항목별로 보너스를 지급한다.

또 가산점제까지 도입,선수의 기량을 최대한 발휘하게끔 유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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