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월드컵 조직위 내분 폭발

중앙일보

입력

대한축구협회가 2002 한.일월드컵축구대회조직위원회(KOWOC) 운영 방식의 개선과 함께 사실상 이연택 공동위원장의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축구협회는 17일 김상진 부회장.조중연 전무.이용수 기술위원장 등 11명이 참석한 가운데 긴급 이사회를 열고 "2002년 월드컵 계약 당사자인 축구협회가 조직위를 효과적으로 통제할 수 없는 현재의 혼선 상태를 조속히 시정해야 한다"는 내용의 결의문을 채택했다.

축구협회는 "공동위원장제는 처음부터 축구협회의 의견이 아니었다. 결자해지 원칙에 따라 공동위원장제를 추진한 정부에서 현재의 문제를 해결해 달라"며 문화관광부에 결의문을 전달했다.

지난 1일 월드컵 조 추첨식을 전후해 정몽준.이연택 공동위원장의 불화가 본격적으로 외부로 불거진 가운데 정위원장이 회장으로 있는 축구협회가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함으로써 앞으로 큰 파문이 예상된다.

축구협회는 결의문을 통해 "국제축구연맹(FIFA)의 '요구조건(List of Requirements)'에는 '계약 당사자인 개최국의 축구협회만이 FIFA에 대해 책임을 지고 조직위를 구성할 때도 필요한 책임과 통제를 위해 축구협회의 대표자들로 구성해야 한다'고 돼 있다"며 "공동위원장제는 물론 축구협회가 배제된 조직위의 활동은 시급히 시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긴급 이사회를 주재한 김상진 축구협회 부회장은 "그동안 공무원 중심으로 구성된 조직위가 축구협회의 의견을 배제해 왔다"며 "특히 내년 월드컵 때 경기 운영을 담당할 10개 개최도시 운영본부 책임자를 선임하면서 축구협회의 의견을 무시한 채 축구에 무지한 인사들을 기용하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대부분의 사람들이 축구협회가 월드컵 계약 당사자인 사실과 월드컵조직위를 주도적으로 통제하는 기구임을 모르고 있어 이를 분명히 밝히려고 했다"고 말했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KOWOC의 운영에 대해 축구인들의 불만이 높아져 가고 있는 가운데 문제가 더 커지기 전에 우리의 주장을 분명히 해야 할 필요가 있었다"며 "월드컵 개막이 1백60여일 밖에 남지 않은 시점에서 정부 차원의 해결 기미가 보이지 않아 결의문을 채택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