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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졸중, 발병 후 8시간이 평생 좌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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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강일구]

최근 탤런트 안재욱씨가 뇌동맥류 파열로 수술을 받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뇌졸중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뇌동맥류는 뇌혈관의 한 부분이 꽈리처럼 부풀어 오르는 혈관 기형을 말한다. 이를 방치하면 부푼 혈관이 터져 뇌출혈로 이어진다. 평소 거의 증상이 없다가 터지기 직전이 돼서야 어지럽거나 두통·눈꺼풀이 처지는 등 증상이 나타난다. 이 때문에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뇌혈관질환을 포함한 4대 중증질환(암·뇌혈관·심혈관·희귀 난치성 질환)의 총진료비를 국가가 부담한다는 공약도 한 바 있다.

 뇌졸중의 가장 위험한 요인은 고혈압이다. 혈관 벽을 손상시켜 동맥경화를 일으키고 뇌출혈 위험을 높인다. 특히 한국인은 짠 음식을 즐겨 먹기 때문에 고혈압이 더 문제가 된다. 또한 집안에 뇌졸중 가족력이 있거나 고지혈증·당뇨병·비만·심장질환·흡연·과음·고호모시스테인혈증·스트레스 등이 있는 사람도 뇌졸중을 조심해야 한다.

 뇌졸중은 몇 가지 특징적인 증상이 있다. 첫째, 갑자기 한쪽 팔다리가 저리거나 힘이 없다. 둘째, 갑자기 심한 두통을 느끼거나 어지럽다. 셋째, 갑자기 한쪽 눈의 시력이 나빠지고 침침해진다. 넷째, 갑자기 몸이 한쪽으로 기울고 몸의 균형을 잡지 못한다. 다섯째, 갑자기 말을 못 알아듣고 잘 나오지 않는다.

 이 밖에도 한쪽 손발 저림 등 비교적 가벼운 증상도 있어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지나치기도 한다. 또 ‘일과성 뇌허혈’처럼 뇌졸중 증상이 일시적으로 생겼다가 호전되는 경우도 있다. 이런 경고성 증상에도 불구하고 환자 스스로 문제를 인식하지 못하면 병을 방치해 더 심한 상태로 재발된 후에야 응급실을 찾게 된다. 물론 이 경우 후유증이 많이 남는다.

 뇌졸중은 초기 응급대처가 중요하다. 뇌혈관이 막혔더라도 4.5시간 이내 정맥 내 혈전용해제를 투여하거나, 4.5시간에서 6∼8시간 사이 동맥 내 혈전용해제를 투여하면 뇌혈류를 다시 흐르게 할 수 있다. 그래서 집에서 가까운 곳에 뇌졸중 집중치료실을 갖춘 병원을 알아두는 것이 필요하다. 뇌졸중 집중치료실은 전담 의료진이 24시간 상주하며 급성기 뇌졸중 환자가 병원에 내원했을 때 환자를 집중 관찰하고 치료할 수 있는 특수 목적으로 만들어진 치료 공간이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옛말이 있다. 하지만 뇌졸중은 조금만 관심을 갖고 예방에 힘쓴다면 충분히 피해갈 수 있는 질병이다. 식생활과 생활습관을 개선하고, 뇌졸중에 걸리더라도 회복 후 재활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중년 이후에는 정기적인 뇌혈관 검진을 통해 사전에 건강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

차의과대학교 분당차병원 신경과 김옥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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