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프로 질 높이려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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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파 TV프로그램의 질을 높이는 방법은 없는 것일까.

학계와 방송계는 KBS-2TV의 위상을 바로잡고 좋은 프로그램을 만드는 방송사와 PD에게 인센티브를 주는 제도를 도입할 것을 대안으로 내놓았다.

한 방송계 인사는 "KBS가 2TV에서 광고를 하는 한 MBC.SBS와의 시청률 경쟁 구도는 없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승수 전북대 교수는 "공영방송인 KBS가 2TV의 광고와 대중 오락기능 등 상업성을 크게 줄이고 문화.교양 채널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선 독일.프랑스.호주 등 외국 공영방송처럼 KBS도 시청료가 전체 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율을 지금보다 높여야 한다고 그는 덧붙였다.

金교수는 또 "선정성과 불륜의 정도가 심각한 프로그램에서 벗어나려면 시청률에 상관없이 공영성 높은 프로그램을 제작한 방송사와 PD에게 사회적인 혜택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 방송위원회가 프로그램을 평가한 후 현재 지상파 3사가 내고 있는 방송발전기금을 차등 징수하는 방법 등을 써서 혜택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허행량(許倖亮.매체경제학) 세종대 교수는 "KBS가 공공성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방송할 것을 기대하고 시청자들이 내는 시청료를 분배하는 방식을 바꿔야 한다. 프로그램의 공공성을 평가하는 기관과 공공지수를 새로 만들어 좋은 프로그램을 만드는 방송사 별로 나눠갖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학계 일부에선 방송사가 공익성을 위배할 때 방송위원회가 PD나 프로그램을 문제삼는 규제방식에서 벗어나 일정 기간 광고를 금지하는 등 경제적 규제에 나설 때가 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공익성에 문제가 있으면 매년 시청자단체 등의 평가와 합의를 거쳐 사장을 소환하거나 사업권을 박탈하는 영국의 독립방송위원회(ITC) 의 예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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