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의류보내기'행사 2천5백여점 기증한 한정옥씨

중앙일보

입력

"평소 TV를 통해 북한 사람들의 옷차림새를 보고 도울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충북 청주시 자원봉사센터와 시 제2건국추진위원회의 '북한에 의류보내기'행사에 2천5백여점(시가 3천만원 상당)의 의류를 기증한 한정옥(韓正玉.48.여.의류판매업)씨.

韓씨는 지난해 말부터 시 자원봉사센터에 등록해 봉사활동을 벌여왔다.그는 북한동포 돕기 행사의 취지에 공감, 자신의 가게에서 팔던 옷가지 등을 50상자 기탁했다.

그가 기증한 옷은 청주시사회복지회.새마을부녀회.여성단체협의회.혜원장애인종합사회복지관이 지난 6월부터 알뜰시장 운영 등을 통해 모은 옷과 함께 14일 인천항으로 보내졌다. 남자 콤비와 점퍼.T셔츠.바지 등 모두 새 옷이다.

韓씨는 10년 전부터 남몰래 선행을 베풀어 왔다. 의류와 찬거리.과일 등의 선물 보따리를 들고 매달 혼자서 양로원 등 사회복지시설을 찾았다. 얼마 전부터는 아예 동네아줌마들과 함께 모임을 만들어 정기적으로 시설을 방문한다.

현재 석교동 육거리 시장에서 가장 큰 옷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그는 좌판 장사에서 출발했다.

남편(51)과 함께 20년 전 좌판을 펴놓고 가게 없는 서러움을 맛보며 옷장사를 하다가 10년 뒤 점포를 냈다. 이제는 가장 성공한 시장사람으로 통한다. 별명은 억순이.

소금이라는 별명을 얻은 남편은 청주 교외에 따로 낸 음식점에서 경로잔치를 베풀기도 했다.

韓씨는 "가게 형편이 그럭 저럭 좋은 편으로 이웃들을 도울 수 있어 다행스럽다"며 "앞으로도 불우이웃에게든 북한동포에게든 의류기증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청주=안남영 기자 an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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