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포항, 백넘버 20 딜레마

중앙일보

입력

프로축구 포항 스틸러스가 `20번 딜레마(?)'에 빠졌다.

포항은 올시즌까지 J리그 가시와 레이솔에서 활약하던 홍명보(32)가 친정으로 돌아오게 되면서 그의 상징이나 다름없는 백넘버 20을 돌려줘야 할 상황이 됐다.

20번은 홍명보가 대표팀과 포항에서는 물론 직전 소속팀이던 가시와에서도 달고 다녔던 `분신'같은 번호. 하지만 얄궂게도 현재 포항에서 20번을 쓰고 있는 선수는 지명도와 인기 면에서팀의 간판이라 할 스트라이커 이동국(22)이다.

포항은 97년 5월 홍명보를 일본 벨마레 히라츠카로 보낸 뒤 이듬해 데뷔한 이동국에게 홍명보가 차지했던 팀의 간판자리를 승계한다는 의미를 담아 등번호 20번을 줬던 것.

따라서 포항으로서는 이동국에게 줬던 이 `의미심장한' 백넘버를 돌려받아 다시 홍명보에게 반납(?)한다는 것이 어찌보면 매끄럽지 못해 고민 아닌 고민에 빠졌다.

또 이동국이 20번을 반납하고 홍명보와 함께 뛸때 대표팀에서 주로 달았던 11번을 달자니 현재 포항 11번은 외국인 스트라이커 코난이어서 무작정 양보하라고 하기도 껄끄러운 상황.

윤종범 포항구단 사무국장은 "아직 두 선수와 이에 대해 논의해 보지는 않았지만 당연히 대선배인 홍명보에게 20번을 돌려줘야 하지 않겠냐"며 내심 후배인 이동국의 양보를 바라고 있는 눈치다. (서울=연합뉴스) 조준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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