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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련·인니의 평화협정조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지아」 연방은 11일 하오, 마침내 격렬했던 3년 분쟁에 종지부를 찍었다. 「인도네시아」를 대표하는 「말리크」 외상과 「말레이지아」 연방을 대표하는 「라자크」 부수상은 양국 간의 대결정책을 즉각 종식시키고 정상적인 외교관계를 수립하기 위한 전문 4조로 된 평화협정에 조인하였다.
그 내용을 대충 추려보면 첫째 「자바」와 「사라아크」 주민들의 총선실시, 둘째 외교관계의 수립, 셋째 적대행위의 종식 등이다. 이로써 그동안 「인도네시아」에 의한 「말레이지아」 분쇄정책 때문에 불안이 끊일 사이가 없었던 남태평양 일대는 오래간만에 평화의 씨를 심게 되었다. 이 사실은 두말할 것도 없이 이제 이 지역에 반공적인 평화공존과 지역협력체제가 자리잡게 되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또한 이것은 두달 전에 태국의 중재로 「말리크」 인니 외상과 「라자크」 「말」련 부수상이 「방콕」에서 만나 합의를 본 평화원칙을 구체화하는 것으로서 오늘날 「인도네시아」의 우선회가 어느 정도 착실한 진전을 이루고 있는가를 증명하는 것이기도 한 것이다. 사실은 「방콕」회의 때만해도 이 양 인간의 합의는 특히 「인도네시아」에서의 국내적 조정의 필요 때문에 훨씬 시간이 지나야 실현될 것으로 예상되었었다. 왜냐하면 인니 외교노선에 일대 수정을 가하게 되는 것인 「말리크」·「라자크」 합의가 「수카느로」 대통령에 의해 그대로 받아들여질 것인지가 첫째의 의문이었고, 둘째 의문으로는 오랜 대「말」련 정책 때문에 투쟁의 목표가 선명하였을 뿐더러 군우선주의를 지킬 수 있엇던 인니 군부가 새롭게 요청될 군축문제 등을 앞에 놓고 어떤 반응을 보일 것이냐 하는 것이 있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인도네시아」가 「싱가포르」를 승인하였을 때만 해도 정세는 아직 유동적인 인상이 없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번의 평화협정조인에 이르러 「인도네시아」 국내체제는 마침내 「수하르토」=「말리크」 체제로 굳혀졌다는 것이 내외로 증명된 셈이 되었다.
이제 「인도네시아」는 지난번의 비율빈과의 국교정상화 협정과 이번이 평화협정으로 공식적으로 동남아에 있어서의 한 평화국가로서 반공권 형성에 기여하게된 것이다. 물론 「인도네시아」를 포함하는 태국·비율빈·「말」련은 그 문화적·역사적 공통성과 지역적 경제협력의 필요 앞에서 동남아국가연합(ASA)을 통해 선린우호와 지역협력의 실을 거두어가게 될 것이다. 이미 태·비·「말」 3국은 동남아 국가연합에다 「인도네시아」까지 편입시킴으로써 그것을 확대·강화시키려는 희망을 피력하고 있으니 만큼 이 지역의 안정과 협력관계 증진은 11일의 평화협정조인으로써 뚜렷한 전망을 결정적으로 안게 되었다 할 수 있다. 우리는 이러한 의미에서 이 「말」련과 인니 간에 조인된 평화협정의 의의를 높이 평가하는 것이며 크게 환영하는 바이다.
중공의 남진위협에 대한 공동의 각성과 인니의 우경화가 가져온 이러한 새로운 지역협력의 기운은 반드시 「인도네시아」가 「유엔」을 중심으로 하는 국제사회에 복귀하는 계기를 마련해주는 것이 될 것이며 또한 인니가 평화국가로서의 성장을 이룩하는 획기적인 바탕이 될 것이라는 것을 우리는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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