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봉 이매방, 다시 무대 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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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초 노환으로 쓰러졌던 한국 전통춤의 대가 우봉(宇峰) 이매방(74) 이 건재를 과시하는 무대에 선다.

오는 17~18일 오후 7시 서울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열리는 '외길인생 이매방 춤 대공연'에서 중요 무형문화재로 지정된 승무(27호) 와 살풀이춤(97호) 등 신명나는 한판 춤마당을 보여준다.


그의 제자들인 우봉전통무용보존회 회원 1백여명이 함께 출연하는, 공연시간만 2시간30분에 달하는 대형 공연이다.

우봉의 공연 중 가장 큰 규모가 될 이번 무대에서는 그의 대표작 열두편을 모두 감상할 수 있어 의미가 더하다.

장쾌한 춤사위가 돋보이는 장검무, 요염하고 민첩한 무당춤, 고고한 선비의 내면세계를 표현한 사풍정감 등이 그것이다. 이중 그가 직접 출연하는 것은 승무.살풀이춤을 비롯해 입춤.보렴승무 등 모두 네편이다.

일명 '허튼 춤'이라고도 하는 입춤은 호남 기방(妓房) 예술의 계보를 잇는 춤으로 애잔하면서도 세련된 몸짓이 독특하다.

보렴승무는 불교에서 의식때 쓰이는 춤을 독창적으로 해석한 창작무다. 칠순이 넘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공연시간의 3분의1에 해당하는 50분을 춤추겠다는 노익장이 감탄스럽다. 승무는 홀로 춘다.

이번 공연에는 같은 길을 걷고 있는 우봉의 가족들도 출연해 이채를 띤다.

부산에서 활동하는 부인 김명자씨와 현대무용으로 출발했다 전통춤으로 진로를 수정한 딸 이현주씨가 나온다. 부인 김씨는 승무와 살풀이춤을 전수받고 있다. 공연 때마다 무대 의상을 직접 만드는 것으로 유명한 우봉은 이번에도 의상 대부분을 손수 지었다.

일곱살 때 고향 목포의 권번학교에 들어가 처음 춤을 배우기 시작한 그는 할아버지인 이대조에게서 승무를, 박용구에게서 승무북을, 이창조에게서 검무를 사사하는 등 어린 시절부터 전통춤의 기초를 갖췄다.

02-766-5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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