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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투자「붐」과 정부대책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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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근년에 건축을 중심으로 한 부동산 투자「붐」은 요원의 불길과 같이 퍼져나가고 있다. 이것은 한편으로는 이른바 높은 경제성장율의 일익을 담당하고 있는 것으로서 방년의 예를 본다면 사무소나 상가 점포 등 비주택건물이 전년에 비하여 35.7%의 높은 증가율을 나타냈고 이것은 작년 도중의 총고정 투자증가의 55.4%를 차지하였다.
이 부동산 투자「붐」은 금년에도 당연히 계속할 것을 예상하였어야 하며 연초에 수립한 물자별 예산에도 반영되었어야하고 이에 수반하여 조절책이 강구되었어야 했을 것이다. 예상한대로 금년에 들어서면서 부동산투자「붐」은 더욱 격화되었는데 이에 첨가하여 토목건축에 대한 공공투자는 공전의 규모로 확대되었다. 그 가운데는 긴요한 사업도 없지 않지만 비효율성으로 말미암아 중도에 중단하기에 이른 간척과 하천 토목 사업 또는 도회지의 각종 회관 등의 건축물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다.
이들 공사간의 부동산투자「붐」은 금년에도 경제성장의 신장에 크게 이바지 할 것이지만 실질적인 경제발전에의 기여는 의심할 점이 허다하며, 특히 전반적인「인플레」경향의 촉발과 특히「시멘트」·목재·철재 등 건축재 가격의 폭등을 초래하게 되었다는 점을 생각할 때에 극히 불행한 일이라 하겠다.
이에 따라 건축재에 대한 물자예산은 완전히 휴지화 되어「시멘트」에 있어서는 81만대의 수출을 계약하고 이미 9만대를 적출하였지만 잔여는 비수요기로 미루게되었는가 하면 오히려 26만「톤」을 발주하여 수입 중에 있으며 금년 하반기에는 다시 20만「톤」을 추가 도입하여야 할 형편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
사태가 이에 이르자 기획원장관은 지방장관에게 가급적 비생산적인 건축허가발급을 억제하도록 종용 내지 지시하는가하면 건설부장관은 이에 의견을 달리하여 각료문의 의견대립을 노정함으로써 담당 행정기관이 갈피를 못잡게 하는 추태까지 연출하고 있다.
5개년 계획을 운위하는 정부로서 전년의 가장 뚜렷한 추세에 의하여 몇 개월 후에 나타날 사태를 예측하지 못함으로써「시멘트」의 예로 본다면「톤」당 12불에 수출하고 16불에 수입한다는 기상천외의 장사를 하는가 하면 국가 전체로는 귀중한 자금을 비생산적인 투자에 낭비함으로써 막대한 손실을 초래하고 있다.
이와 같이 생각할 때에 하늘 높이 치솟는「빌딩」군과 파헤쳐진 도는 일견 자랑스러운 일 같고 이에 따른 물가고는 눈부신 경제발전에 수반하는 즐거운 고민으로 보일는지 모르나 구안지사에게는 실로 개탄할 일이라 하겠다. 지금에 와서 건축허가를 억제하라느니, 하여서는 안되느니 하는 것은 무의미한 집안싸움에 불과하다. 금년의 건축자재 수요에 영향을 줄만한 건축허가신장은 건축기문이 얼마 남지 않은 오늘날 별 것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정부가 하여야 할 일은 우선 불요불급한 공공토목을 중단하고 내년을 위한 조용하고도 착실한 대책을 강구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하여는 불이 붙은 마음에 땀을 흘리며 부채질하는 용감한 소방수보다 차분한 방화계획자가 종용되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일이 절실히 요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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